모바일신분증도 ‘먹통’…정부, 원인 파악·대책마저 ‘셧다운’

박용필 기자 2023. 11. 2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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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 “환경설정 오류, 서버 다운”
일주일 새 4번째 행정 전산망 문제
정부 박람회 행사까지 중단 ‘망신’
앱 화면에 뜬 장애 메시지 정부 모바일신분증 앱 화면에 24일 장애 메시지가 떠 있다. 연합뉴스

국가 기관 전산망이 24일 또 장애를 일으켰다. 행정 전산망이 먹통됐던 지난 17일 이후 일주일 동안에만 4번째다.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장애 원인도 ‘네트워크 장비 오류’ ‘접속량 증가’ ‘단순 실수’ 등 제각각이다. 국가 전산 서비스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7분 정부 모바일신분증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행안부는 “조폐공사에 위치한 모바일신분증 공통플랫폼(서버) 장애로 인한 건”이라고 밝혔다. 조폐공사는 “운영서버 자체 점검 중 환경설정 오류로 인한 서버 다운”이라며 “서비스 장애로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행안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이날 부산에서 주최한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 행사장에서도 ‘모바일신분증 발급 서비스’ 행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모든 서비스가 완전 복구된 것은 장애가 발생한 지 6시간40분 만인 오후 8시40분이었다.

잇단 국가 전산망 마비와 관련해 정부가 공식 브리핑을 한 것은 새올과 정부24 장애가 발생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9일뿐이었다. 서보람 행안부 디지털정부실장은 당시“인증서버에 연결된 네트워크 장비 오류”라며 “이중화 장비도 순차적으로 오류를 일으켜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장비 오류와 이중화 장비 미작동 등에 대해선 설명이 없었다. 22일 주민등록증 발급 시스템 접속 장애와 관련해서는 “일시적 접속 증가에 따른 장애로 보인다. (시스템을) 껐다 켰더니 정상화됐다”고 했다. 23일 나라장터 접속 지연과 관련해서는 “해외 IP발 다량의 접속 시도 때문이다. 공격이라고 볼 정도의 접속량은 아니었다”며 판단을 미뤘다.

정부는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며 지난 21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이날 두 번째 회의가 열렸지만 TF는 “서버가 기존 프로세스를 종료하지 못하고 멈추면서 GPKI 통합검증서버(인증서버) 처리가 지연된 원인으로 보고, 연관 지점별로 상세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전산망이 ‘공격’ 수준도 아닌 접속량 증가에 장애를 일으킨 이유는 물론 비슷한 유형의 장애가 잇따르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행안부는 오는 27일부터 지자체 민원실이나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지방행정전산 서비스 장애로 인한 불편사항을 접수하기로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TF를 주재하면서 “정부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심층적인 단기·중장기 대책을 수립해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께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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