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시간 빼곤 간병”···희귀병 배우자 살해한 60대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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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을 앓던 사실혼 관계 배우자를 3년 넘게 간병하다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성씨가 A씨를 희귀병 진단 시점부터 사건 범행 당시까지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 하루 3시간가량을 제외하고 전적으로 간병한 점, 이로 인해 직장을 그만둬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점, 피해자의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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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을 앓던 사실혼 관계 배우자를 3년 넘게 간병하다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남성의 범행을 질책하면서도 하루 3시간 가량을 제외하고 간병해온 점 등을 참작해서 형량을 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반정모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성모(62)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성씨는 지난 7월2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자택에서 30년 이상 사실혼 관계로 살아온 7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씨는 2020년 초 A씨가 치료제가 없는 희귀병에 걸린 뒤 간병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한 성씨는 "간병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들고 막막했다"고 진술했다.
성씨의 변호인은 성씨가 범행 당시 간병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 분노, 우울증 등 심신장애를 겪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나 수단, 방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행동,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내용과 태도 등을 종합해 보면 당시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당시 극심한 공포와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며 "사건 당시까지 피고인의 간병을 받았고 거동도 제대로 하지 못해 주거지에서 생활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의 범행은 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피해자를 상대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성씨가 A씨를 희귀병 진단 시점부터 사건 범행 당시까지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 하루 3시간가량을 제외하고 전적으로 간병한 점, 이로 인해 직장을 그만둬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점, 피해자의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앞서 검찰은 성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성씨는 지난 공판에서 "집사람이 불치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자괴감이 들었고 용서받지 못할 어리석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결정에 후회는 없다"면서 "중형이 내려져도 형의 감경을 위해 항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집사람에게 용서를 빌고 싶다"고 말했다.
황수민 인턴기자 su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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