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잘 안 보인다는 우리 아이…혹시 근시?
초·중학생 중심 ‘드림렌즈’ 착용
잘 때 끼면 망막 초점 잘 맞게 도와
영구 교정 아닌 ‘일시적 억제’ 효과
근시는 국내 소아·청소년 인구 중 60% 이상에서 나타난다. ‘드림렌즈’ 등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전문가들은 근시 자체는 물론 각종 근시 억제법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부작용 없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드림렌즈는 눈에 끼고 잠을 자면 일시적으로 근시를 교정하는 효과를 보이는 렌즈의 별칭이다. 정식 명칭은 각막 굴절 교정 렌즈다. 드림렌즈를 사용하면 렌즈가 각막 가운데를 눌러주면서 망막에 초점이 잘 맺히도록 도와준다. 렌즈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원래 근시 상태로 돌아간다. 영구적으로 교정을 하지는 못한다.
그런데도 초·중학생 연령대를 중심으로 드림렌즈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많다. 안경을 쓸 수 없거나, 쓰기 싫어할 때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또 성장에 맞춰 빨라지는 청소년들의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정은혜 노원을지대병원 안과 교수는 “특히 코로나19 시대 이후 근시 유병률이 더욱 증가했고, 아이의 근시 교정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드림렌즈가 최근 보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근시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6세 무렵부터 시작해 성장이 끝나는 시기까지 진행된다. 영유아 검진에서 시력이 정상이었어도 학교에서 시력 검진 후 안과 진료를 권유받았다면 근시를 의심해야 한다. 아이가 영상이 나오는 화면을 가까이서 보려 하거나, 학교나 학원의 칠판이 잘 안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근시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
근시가 시작하면 특히 아이의 키가 급성장하는 시점에 먼 곳을 또렷하게 보지 못하는 시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된다. 키가 크면서 안구도 성장해 앞뒤 길이가 길어지면서 근시가 더 심해진다. 그 때문에 드림렌즈는 초등학생 때 시작해 중학교 1~2학년까지 착용하는 것으로 시기가 한정된다. 15세 이후부터는 근시 진행 속도가 늦어지기도 하고, 수면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드림렌즈는 적어도 6시간 이상 착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시가 한 번 진행되면 시력이 나빠지기 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드림렌즈를 포함한 다양한 근시 진행 억제 방법들은 빠르게 고도근시까지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데 중점을 둔다. 정은혜 교수는 “최근에는 근시가 시작되는 나이가 점점 빨라지면서 고도 근시가 될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도 근시는 녹내장이나 맥락막 신생혈관, 망막박리 등 다양한 망막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근시 진행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속도를 늦추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드림렌즈 외에도 아트로핀 안약을 눈에 넣거나, 일회용 이중초점 소프트렌즈를 끼는 등의 방법도 쓰인다. 이러한 치료법들이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무조건 하는 것이 좋다고는 볼 수 없다.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고 편차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나이, 현재의 근시 및 난시 정도, 유전적 요소 등을 고려해 소아 안과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드림렌즈로 근시 교정을 시작했다면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렌즈 착용 전후로 각막에 상처와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충혈·통증이 있고, 눈물이 많이 나서 앞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생긴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은혜 교수는 “렌즈를 착용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감염”이라며 “항상 깨끗하게 렌즈를 사용해야 하며, 통증이나 시력 저하 외에도 눈을 잘 뜨지 못하거나 이물감이 있는 증상이 계속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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