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여자 맞아요?"‥'쇼트커트' 여성 취업도 '차별'

남효정 2023. 11.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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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얼마 전 편의점에서 일하던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2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는데요.

우리 사회 곳곳, 이를테면 취업 면접에서도 머리 짧은 여성들이 노골적인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원하는 스타일이 따로 있으세요?) "옆에가 뜨고 지저분해서 깔끔하게 하고 싶어요."

5년째 짧은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20대 여성.

이 여성은 한 연구소에 면접을 보러갔다가 모욕적인 질문을 들었습니다.

[박 모 씨 (음성변조)] "면접의 첫 질문이 '여자 맞아요?' 라고 이렇게 질문을 들었어요. 당황해서 '네 여자 맞습니다'라고 대답을 했고."

편견이 가득한 질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박 모 씨 (음성변조)] "요새 머리 짧은 여성들이 기존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적응할 수 있겠냐.."

또 다른 공공기관 면접에서도 유독 사회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박 모 씨 (음성변조)] "집요하게 저의 그런 경력이나 이력이나 지원 동기에 대해서 묻기보다는 약간 '사회생활 잘할 수 있어요?' 라는 질문 위주로 (물었습니다.)"

보건의료계에서 일하는 30대 여성도 이직을 위한 면접에서 노골적으로 짧은 머리를 지적받았습니다.

[이 모 씨 (가명) (음성변조)] "원래 머리가 그렇게 짧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런 머리를 잘랐냐."

심지어 남자 직원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이 모 씨 (가명) (음성변조)] "사실 자기가 걱정이 되는 게 '남자 직원들하고 잘 지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IT업계에서 취업을 준비해온 20대 여성은 면접을 본 23곳 중 7곳에서 짧은 머리를 지적받았습니다.

[김 모 씨 (음성변조)] "'이름은 여자인데 이력서 사진 보니까 머리가 짧아서 궁금해서 불러봤어요'라고 첫 마디가 그거였어요."

대놓고 체형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 모 씨 (음성변조)] "'이력서 사진보다 지금 좀 살이 많이 찐 것 같다. 혹시 뭐 심경에 급격한 변화라도 있었느냐'라고."

짧은 머리를 지적받은 7곳 모두 결과는 불합격.

반면에 합격한 5곳은 짧은 머리를 언급하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김 모 씨 (음성변조)]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 전공 공부하고 자격증 공부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머리 짧은 것 하나 때문에 묻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들은 2, 3년 전부터 정치권까지 반페미니즘 정서를 부추기면서, 짧은 머리 여성에 대한 이유 없는 차별이 더 노골화돼가는 게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윤 모 씨 (음성변조)] "'이 사람이 머리가 짧으니까 이 사람은 페미니스트일 것이다. 분란을 일으킬 거야'라고 생각을 해서 저를 뽑지 않으려고 한다거나."

성별이나 용모 등으로 채용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이처럼 면접에서 짧은 머리를 이유로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불법입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이 기업을 상대로 차별을 입증하기가 어렵다 보니, 실제로 처벌이 이뤄진 경우는 없습니다.

[이슬아 노무사/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작은 사업장에서, 혹은 남초(남성이 많은) 직장에서 이런 질문이나 편견이 만연한 곳‥ 문제 제기하기도 쉽지 않고 주목받기도 쉽지 않고 변화하기도 쉽지 않은 악순환에 있는 것 같아요."

따라서,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는 발언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박 모 씨 (음성변조)] "저는 계속 이 모습으로 살고 싶고 제 모습 그대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을거고. 자기 뜻대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장영근, 이원석/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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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고헌주, 장영근, 이원석/영상편집: 안준혁

남효정 기자(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4698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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