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은 적게, 출근은 일찍'‥은행·증권사 비정규직 차별 적발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높은 금리 덕에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요.
반면 여기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식대나 명절 휴가비, 근무 시간 등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적발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금융노조는 차별 시정을 요구하면서도, 이번 조사 결과 발표에 다른 의도가 섞인 것 아닌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년 간 한 시중은행에서 카드 포인트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비정규직 박모씨.
계약했던 일 외에 다른 일도 주어졌지만 불이익을 당할까 말할 수 없었습니다.
[박 모 씨/00은행 전 비정규직 직원] "전혀 내가 해왔던 업무가 아닌데 다른 업무를 하게 되거나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가 힘들고…"
하지만 보상은 다른 직원들보다 적었습니다.
[박 모 씨/00은행 전 비정규직 직원] "(명절에) 전문계약직은 200에 100(현금 200만원에 상품권 100만원) 이런 식으로, 그리고 이제 저희같은 일반 계약직 이하는 100에 20… 불만 사항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얘기는 이제 못하는 거죠."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 금융기관 14곳을 감독한 결과 이러한 비정규직 차별 등 법 위반사항이 총 12곳에서 62건 적발됐습니다.
한 은행은 식대 20만 원과 교통비 10만 원을, 하루 8시간 일하는 직원에게는 지급하고, 30분 덜 일하는 단시간 노동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차별 대우를 했습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출근을 10분 일찍 하도록 하거나, 특별상여금에 차등을 두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임신한 여성에게 시간외 근로를 시키거나,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법에서 정한 것보다 적게 부여하는 등 모성 보호를 위반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금융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감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차별과 노동법 위반사항이 계속되는 현실에…"
금융노조는 그동안 비정규직 차별개선을 거부한 것은 경영진이었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모든 차별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이번 발표가 대통령의 금융권 때리기에 발맞춘 노동부장관의 '정치쇼'인지 의심스럽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박성모/금융노조 교육문화홍보본부장] "주 69시간 근로제 이런 거 내놓으면서 노동자들을 분노케 했던 부분도 있는데 갑자기 비정규직 차별 해소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좀 넌센스…"
노동부는 다음 달까지 비정규직에 대한 공정 대우 원칙과 사례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한재훈/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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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민 기자(jm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4698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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