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다 무서운 역전세‥"차라리 공시가 올려라" 빌라 주인 한숨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는 반면, 오피스텔이나 빌라는 오히려 전세가가 수천만 원씩 떨어지는 바람에 한꺼번에 많은 보증금을 내주게 된 집주인들의 걱정이 큽니다.
최근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요,
박철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빌라가 밀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다음달 임대차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한 빌라의 전세매물이 1억 8천3백7십5만원에 나왔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빌라의 전세 호가는 2억 4백 12만원, 오피스텔 전세 매물은 2억 432만원입니다.
이렇게 1,2만원 단위까지 전세가에 반영되는 이유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한도 때문입니다.
[화곡동 A 부동산중개인] "예전에는 (보증 한도가) 공시가격의 150%까지 했었는데 요즘은 126%니까..한도까지 최대한 받으려고 하는 거죠."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1억5550만원인 경우 전세 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인 1억9593만원을 넘으면 전세안심보증보험 가입이 안 됩니다.
최근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으로 보증보험이 가입 안된 매물은 거래 자체가 안 되다보니 꽉 채운 보증 한도가 곧 전세 시세로 형성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보증한도 150%가 126%로 줄면서 아무리 한도 최대치를 받는다해도 전세가는 이전보다도 수천만원이 낮아졌습니다.
집주인은 새 세입자를 어렵게 구해도 기존 세입자를 내보낼 목돈을 추가로 마련해야하는 상황입니다.
[화곡동 B 부동산중개인] <(보증금) 협의 가능한 거예요?> "아니요. 이 금액 외에는 좀 협의가 어렵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빌라나 오피스텔 등 이른바 '비아파트' 집주인들 입장에선 최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세부담을 덜어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만큼 전세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강희창/전국비아파트총연맹 공동회장] "공시 가격을 또 낮추게 되면 그러면 전세금 반환 보증 한도는 더 줄어들 거 아니에요. 그러면 역전세금이 더 커지는 현상이 발생을 하고‥"
비아파트의 임대인측에선 공시가격은 높이고, 전세보증 한도는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작정 보증범위를 넓히기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입니다.
올해 보증금 사고로 집주인 대신 HUG가 내준 보증금 즉 '대위변제' 액수는 지난 10월까지 2조7천192억원.
이미 작년 전체 대위변제액의 3배를 넘었습니다.
반면 4년전 89%였던 변제액 회수율은 올해 9월 기준 14%까지 떨어졌습니다.
기금이 빠르게 고갈되면서 이대로라면 당장 내년부터 전세보증금 변제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
빌라 등 비아파트의 전세거래가 사실상 끊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당장 HUG의 자금 고갈을 막기 위해 올해 3839억원, 내년 1조원 등 1조 4천억원 가까운 자금을 추가로 출자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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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이혜지
박철현 기자(78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46984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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