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특명 "잠실 롯데타운 더 키워라"
롯데월드 옆 9917㎡ 주차장 부지
신동빈 "복합단지로 개발" 지시
파라다이스 '카지노' 유치도 논의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 개발 등
그룹 자산 가치 향상 '동시 추진'
일본·중국 등과 랜드마크 경쟁도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 ‘롯데타운’에 대한 추가 개발 검토에 착수했다. 롯데월드 옆 9917㎡ 넓이의 주차장 부지를 복합 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그룹의 핵심 의제로 정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현대판 국보급 문화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2017년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한 역사를 이어받아 1989년 개관한 롯데월드의 ‘업그레이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롯데타운 업그레이드 추진
24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내년 1월로 예정된 VCM(사장단 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잠실 롯데타운 업그레이드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와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팰리스’ 사이 옛 롯데마트 주차장 부지를 주상복합단지 등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지는 원래 잠실역 사거리 동쪽 건너편의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을 수용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롯데가 2017년 이후 한동안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영업권을 빼앗기면서 공터에 가까울 정도로 활용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면세점 영업권을 회복한 이후에도 단체관광 버스는 올림픽공원 주차장과 롯데월드 어드벤처 주차장만으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면세점 중국인 쇼핑객이 단체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뀐 것도 이 일대 활용 방안 마련을 고민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탁월한 부동산 디벨로퍼였던 부친과 같이 신 회장도 롯데그룹의 자산 가치 향상에 관심이 많다.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를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 같은 ‘헤리티지 쇼핑몰’로 개발하는 것을 추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워커힐 파라다이스, 잠실로 옮기나
롯데의 잠실 롯데타운 추가 개발은 아시아의 랜드마크 경쟁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게 도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모리빌딩이 1989년 개발에 들어간 아자부다이힐스는 이날 34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일본은 2013년 아베 신조 총리 재임 시절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 전략 특구 제도를 신설해 아자부다이힐스를 지원했다.
전문가들은 아자부다이힐스 준공이 아시아 도시 경쟁력 순위 1위 도쿄(일본 모리기념재단 ‘2022년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순위’)가 경쟁 도시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신 회장이 잠실 롯데타운 추가 개발 방안 마련을 지시한 데는 이런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관광객을 추가 유치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 내에 있는 시그니엘호텔에 고급 카지노 시설을 들여오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롯데 안팎에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있는 파라다이스 카지노를 유치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1968년 개장한 국내 2호 카지노 시설 워커힐 파라다이스는 원래 주한미군을 위한 위락 시설이었다. 파라다이스그룹으로선 핵심 업장을 유동 인구가 많은 잠실로 옮기고 롯데도 잠실 롯데타운의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카지노 시설의 장소 변경은 정부 허가 사항인데 아직 변경 신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도 “충분히 논의할 법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치열해진 도시 간 랜드마크 경쟁
서울, 도쿄 외에도 아시아 주요 도시의 복합 단지 개발 경쟁은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중국 상하이 푸둥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632m짜리 상하이타워를 중심으로 복합 금융무역 단지가 조성돼 있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도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관광지다.
롯데월드타워는 올해 하루 평균 방문자가 14만5000명에 달할 정도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2019년 13만8000명보다 많다.
CNN은 올해 초 아시아의 신년 이벤트 명소를 소개하면서 도쿄 대신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시아의 신년 이벤트 명소로 도쿄를 제치고 서울이 등장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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