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희생 요구' 최후통첩에...與 지도부 반발 기류
[앵커]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당 핵심 인사들의 희생을 요구해 온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다음 주까지 답을 달라고 최후통첩한 것을 두고 여당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도부 내부에선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가 역력합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한까지 못 박으며 결단을 촉구한 혁신위 발 초강수에 여론의 관심은 김기현 대표의 입으로 쏠렸습니다.
호응 여부에 따라 내부 갈등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자신의 거취는 알아서 결정' 하겠단 입장을 유지했던 김 대표는 예상대로 즉답을 피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최고위 안건 올라오기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그사이 숙고해서 결단하실 가능성이 있으실까요?) 좋은 의견들 잘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장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혁신위의 요구를 떠밀리듯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울산에서는 지역구 출마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올까요?) 울산은 내 지역구이고, 내 고향인데 울산 가는 게 화제가 되나요?]
실제로 김기현 지도부의 불편한 속내는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YTN과 통화에서 혁신위의 압박은 김기현 대표를 사퇴시키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TK 출신 김석기 의원을 최고위원에 임명해 지도부 내 우군을 보강하고, 공천관리위 출범 시기를 앞당기려는 것도 김기현 체제 공고화를 노린 포석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 동력이 달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한 만큼, 지도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단 취지입니다.
[성일종 / 국민의힘 의원 (MBC 라디오) :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김기현 대표는) 사사로운 것에 연연할 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당을 위한 큰, 여러 가지 결단을 한다면 저는 하실 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자리를 지키면 본인도 죽고 당도 죽는다는 직설적 표현으로 김기현 대표의 2선 후퇴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혁신위 역시 조기해산 카드까지 염두에 두고, '인적 쇄신'을 둘러싼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공천 심사에 영향을 줄 다음 주 당무 감사 결과 발표와 맞물려 여당 내 파열음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연진영
그래픽: 기내경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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