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무덤' 中, 폴더블폰에선 달랐다…한종희·노태문 해법 통했나
삼성, 한종희 부회장 직속 중국사업혁신팀 앞세워 현지 점유율 끌어올리기 안간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폰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아직까진 '폴더블폰 강자'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정보기술(IT) 조사업체 일렉트로닉스허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동안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1.78%에 그쳤다. 중국인 100명 중 고작 1~2명만 삼성폰을 쓴다는 뜻이다. 이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이 20%를 웃돌았지만,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과 사드 보복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인의 애국 소비 열풍까지 더해져 점유율은 한 때 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애플은 중국에서 20%대 점유율을 유지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올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내 삼성전자 점유율은 1%대 수준이다.
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으로 좁혀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다만 지난해 동기 대비 2%포인트(p)떨어졌다는 점은 아쉽다.
1위는 34%의 점유율을 기록한 화웨이가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p나 하락했다. 중국 아너(Honor)는 '아너 매직 V2' 판매 호조로 16%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오포 역시 지난해보다 6%p 오른 11%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다. 5위는 9%의 점유율을 확보한 비보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위였던 샤오미는 점유율이 2%p 줄어든 8%에 머물며 6위로 뒤처졌다.
중국 소비자들의 폴더블폰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 3분기 중국 폴더블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커졌다. 화웨이와 아너,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폴더블 판매 라인업을 강화한 데다 폴더블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갈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호재다. 현재 400달러(약 52만원) 이상 스마트폰을 쓰는 중국 소비자 중 64%는 다음 스마트폰으로 폴더블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는 이미 폴더블폰 전환을 사실상 확정했고, 44%는 무게 때문에 고민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폴더블폰 시장은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너, 오포 같은 중국 OEM 업체들이 프리미엄 부문 성장을 위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늘려가면서 중국은 물론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경쟁력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며 "현지 내 폴더블폰 수요 증가 속 삼성전자가 점유율 2위를 유지했지만, 현지 OEM 업체들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한 부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대형 온라인 쇼핑 행사 '광군제'를 앞두고 중국 베이징을 찾아 현지 사업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한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술력에서는 앞서지만 가격 경쟁력 등의 열세로 중국 현지 업체들에 밀려 TV·가전·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군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며 "한 부회장의 이번 중국 출장은 현지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독주하고 있는 화면을 접는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중국업체들의 삼성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며 "중국 시장은 2016년부터 시장 규모가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연간 3억대 수준의 스마트폰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 포기할 수 없는 시장 중 한 곳인 만큼 폴더블폰 강자인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향후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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