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내집회는 집시법 대상 아닌데"... 서울지하철 전장연 원천차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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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사와 전장연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장연은 오전 8시부터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 앞에서 공사의 시위 원천 차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및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열었다.
공사 측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을 근거로 전장연의 시위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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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과정에서 박경석 대표 체포돼
서울교통공사(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사와 전장연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24일 전장연은 공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봉쇄 조치가 불법이라고 반박하며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이 시위 도중 전장연의 박경석 공동 상임대표가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 박 대표를 퇴거불응, 업무방해, 철도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전장연은 오전 8시부터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 앞에서 공사의 시위 원천 차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및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열었다.
전장연은 공사와 서울시가 자신들을 불법 탄압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사 진입 원천 봉쇄는 불법"이라며 "공권력을 통한 탄압과 갈라치기, 혐오 정치를 멈추라"라고 외쳤다. 이어 그는 "지하철 행동은 헌법에 명시된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목표"라며 "관련 예산이 확보되면 행동을 멈추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활동가들이 지하철에 타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둘러싸면서 긴장이 높아졌다. 경찰은 공사의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은 박 대표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연행 과정에서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떨어지며 고통을 호소해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전장연은 박 대표 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추가로 열고 "과도한 공권력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경찰이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는 박 대표를 불법 체포했다"며 "위법한 체포·호송 과정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극심한 갈등은 전날 공사가 전장연 시위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한 '3단계 강경 대응책'이 계기가 됐다. 공사 측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을 근거로 전장연의 시위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집시법 제8조 5항은 '시설물 관리자가 시설 보호를 요청해 경찰이 받아들이면 집회·시위 금지·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사가 요청하면 경찰이 전장연의 역사 진입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조항은 옥외 집회 및 시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전장연의 실내 집회를 차단하는 근거로 쓰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하철은 사방이 가려지고 지붕이 있는 '옥내'라 집시법 대상이 아니다"며 "(공사가) 시설 관리권을 주장하지만, 보통 시설이 무력화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집회의 자유가 우선하는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재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임상교수는 "신고 대상이 아닌 옥내 집회를 원천 금지할 순 없다"고 했다. 혜화서 관계자도 "(옥외) 집회가 아니라 역사 진입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철도안전법 위반 등을 근거로 공사가 시위를 제한하는 방법은 있다. 이미 공사는 이런 방식으로 전장연에 다섯 차례 형사고소와 세 차례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한 바 있다. 전장연은 굴하지 않고 "시민불복종 운동을 계속하겠다"며 추가 행동을 예고해, 출퇴근길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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