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재해석…미술관의 우상을 파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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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화가에겐 저마다 좋은 그림의 정의가 있다.
토비 지글러(51)에게 좋은 그림은 "짜증날 정도로 다시 찾게 하고 떠올리게 만드는 회화"다.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는 작가는 "회화의 영감을 고전을 비롯한 미술사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곳에서 얻는다"면서 "회화는 절대 지식기반적 작업이 아니다. 가장 잘 감상하는건 무지 상태에서 대면해 스스로 회화와 타협하는 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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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접목된 혼종의 회화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는 작가는 “회화의 영감을 고전을 비롯한 미술사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곳에서 얻는다”면서 “회화는 절대 지식기반적 작업이 아니다. 가장 잘 감상하는건 무지 상태에서 대면해 스스로 회화와 타협하는 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현대미술작가 지글러가 4년만에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PKM갤러리는 12월 23일까지 ‘파괴된 우상(Broken images)’에서 신작 8점을 소개한다. 그는 고전 예술의 조형 요소와 의미를 현대의 기법과 재료로 해체하는 작업을 해왔다. 시인 T S 엘리엇의 ‘황무지’에서 따온 전시 제목은 문명이 야기한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인간상을 드러냄과 동시에 구원의 소망을 담고 있다.
4년전 두번째 개인전에서 알루미늄판에 그린 손, 발 등 신체 형상의 이미지를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에는 캔버스 작업만 선보인다. 매체 탐구를 하는 동시대 작가들과 달리 ‘역주행’을 한 셈이다.
작가는 “디지털기술이 팽배한 시대에 음악,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를 물리적 이동 없이 향유할 수 있게 됐다. 회화는 아직까지는 대면적인 경험을 요구하는 장르이고,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 연결을 위해 익숙한 고전을 비롯해 개인적 이미지도 가져왔다. 표제작인 ‘파괴된 우상’은 일곱살 무렵 찍은 가족 사진을 토대로 했다. 작가는 “당시의 우리 가족을 이상적이고 균형잡힌 관계로 생각했는데, 사진 속에선 남루하고 엉망이었다. 눈에서 콩깍지가 떨어진 경험이었다. 이처럼 우상의 파괴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캔버스로 돌아왔지만 컴퓨터 작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3D 모델링으로 체스판 같은 격자무늬를 생성해 캔버스에 찍어내고 붓질을 개입시켜 이미지를 완성한다. 작가는 “컴퓨터 밖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출력할 때 숨을 불어넣는 부활 같은 작업을 거치게 된다”면서 “제 작품은 혼종성을 띄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퓨전이이며, 구상적이면서도 추상적이다. 세상과 연결된 무엇을 만들고자하는 나만의 노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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