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병자호란 자초한건 인조"···'실패의 역사'를 다시 보다

최수문기자 기자 2023. 11. 24. 17: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틀렸다', '군주의 배신으로 조선은 희생양이 됐다', '명·청 교체기 국가 대전략은 실패했다', '고마워해야 할 당사자는 명나라다', '고구려는 백제의 위기를 방관하는 잘못을 범했다' 등의 내용으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도발적인 한국사 비판도서를 냈다.

전체 15장으로 구성된 세부 내용에서 저자는 우리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최중경 지음, 믹스커피 펴냄)
삼국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우리 역사중 실패한 부분 주목
인조 '친명정책'으로 전쟁 불러
고종은 日 식민지화에 큰 책임
기존 학계 권위적 해석에 반기
[서울경제]

‘식민지 근대화론은 틀렸다’, ‘군주의 배신으로 조선은 희생양이 됐다’, ’명·청 교체기 국가 대전략은 실패했다’, ‘고마워해야 할 당사자는 명나라다’, ‘고구려는 백제의 위기를 방관하는 잘못을 범했다’ 등의 내용으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도발적인 한국사 비판도서를 냈다. 책 제목은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이다. 더해 ‘당신이 몰랐던 반쪽짜리 한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책은 우리 역사 가운데 실패한 사실에 더 주목하고 기존 역사학계가 권위적으로 답습하던 해석에 반기를 든다. 저자는 “한국사의 변곡점에서 펼쳐진 은폐, 왜곡, 과장, 편견 등을 재구성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요 역사 인물들이 중요한 순간에 내린 결정과 결과를 분석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향후 미래 세대가 전략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이 가능한 것은 저자가 역사학자가 아닌 경제관료 출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세계은행 이사, 기획재정부 제1차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등 경제관료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그런 저자가 역사책을 낸 것이다.

전체 15장으로 구성된 세부 내용에서 저자는 우리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우선 삼국시대의 경우를 보면 백제 멸망의 위기 속에서 고구려가 이를 방관하는 무능을 범했다고 지적한다. 고구려는 지정학적으로 백제가 없는 상황에서 당나라의 위협을 과소평가했고 결국 자신의 멸망으로 떨어진다. 또 백제 최후의 전투인 황산벌 전투에서 계백의 결사대 규모가 5000명에 불과했다는 서술도 신라에 의해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주로 분석에 삼는 것은 조선시대다. 조선왕조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해 결국 일본에 의해 국권상실이라는 치욕을 당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말 고종에 대한 재평가가 신랄하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책임은 고종에게 있다고 본다. 고종이 가진 독립투사 이미지는 허상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자신과 외척 민씨 가문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무분별하게 외세에 의존하려 했던 용렬한 군주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일부 학계에서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는 확실하게 잘못됐다고 단정한다.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것이 입증되려면 34년간 일제강점기의 경제발전 수준이 해방 후 같은 기간의 발전 수준을 앞서야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 관료로서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에 대한 분노와 창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조선 왕조가 임진왜란에서 도와준 명나라에 대해 ‘재조지은(再造之恩·나라를 다시 만들어준 은혜)’이라며 숭배한 데 대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명나라는 결국 자국의 방어를 위해 참전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선조 등 집권세력이 정권 유지를 위해 이를 이념화했다고 강조한다.

이어 명·청 교체기에도 인조가 즉위하는 과정에서 ‘반정’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친명 정책을 추구한 것이 청나라의 침공인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굴욕’을 불렀다고 지적한다. 역사를 지배하는 힘의 논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이 미국을 혈맹이라고 추켜세우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도 들린다.

각 장의 마지막에서 ‘실패가 주는 교훈’이라는 내용으로 현대 조직과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런 역사를 활용할 수 있을 지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1만 9000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