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11월에 살펴 본 증시
추수감사절은 영어로는 ‘Thanksgiving Day’로 가을에 1년 동안 추수한 것에 대한 감사를 드리는 개신교의 기념일이다. 미국에서 최대 명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북아메리카의 휴일로 미국에서는 11월 넷째 목요일에 기념한다. 추수감사절에 미국인들은 한국의 추석과 같이 가족끼리 모여 파티(Party)를 열고 칠면조를 비롯한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대부분의 학교와 직장에서는 여유롭게 휴일을 즐길 수 있도록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하여 총 4일 동안 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추수감사절은 쇼핑시즌(Shopping Season)으로도 유명한데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라 불리는 금요일에는 대부분 상점들이 세일(Sale)에 나서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쇼핑으로 북적인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올해는 11월 24일이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로 1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시즌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Christmas)를 앞두고 쇼핑을 시작함으로써 장부에 흑자로 기록되는 날이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를 거쳐 성탄절, 신년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쇼핑시즌에 들어간다.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긴 연휴 후 첫 월요일에 온라인(On-line)에서 하는 세일시즌(Sale Season)을 말한다.
지난해 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글로벌(Global)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고물가 환경에 처하게 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대응함으로 서민들은 높은 물가로 인해 더 살기 어려워지게 되었다. 기업들도 고금리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힘겨운 인플레이션(Inflation)과의 전쟁에 각국은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행히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이후 생산과 물류, 인력공급 차질 등으로 빚어진 글로벌 공급망리스크(Global Supply Risk)가 점차 해소되는 과정에 있다. 유가도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데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전 세계가 물가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물가안정 여부가 금리인상 사이클(Cycle)의 종료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이 최근 급락하면서 70달러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예상 밖의 유가 급락세는 경기둔화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금융시장이 기대하던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유가급락의 요인으로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Risk)완화와 경기둔화에 따른 유류수요 감소, 부양책에도 중국경기가 강한 반등 모멘텀(Momentum)을 찾지 못한데 있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경기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유가하락의 요인이 된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란 인플레이션을 억제함으로써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통화와 물가를 되도록 현재의 수준에서 안정시키려고 하는 경제조정정책을 말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통제인플레이션이라고도 불리는 ‘리플레이션(Reflation)’이다. ‘리플레이션(Reflation)’이란 디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통화를 재 팽창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디플레이션을 벗어나 어느 정도 물가가 오르는 상태를 용인하는 상태다.
달러인덱스(Dollar Index)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유독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원인 중의 하나는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경기가 상대적으로 유가 등 에너지(Energy) 가격급등에 취약한 구조이기에 유가하락은 국내경기의 하락방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석하는 접근이다. 최근 유가의 급락은 원유 수입금액의 감소로 무역수지 개선효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Benchmark)가 되는 10년 물 미국 국채금리가 38년 만에 최장기 상승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잡기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던 1984년 이후 가장 오랜기간 동안의 상승세다. 또한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로 장 중 한때 5.0% 수준까지 상승하며 2007년 11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러한 미 국채금리의 급등은 40년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잡기 위한 연준의 지속적이고 대폭적인 금리인상과 주요한 글로벌(Global) 중앙은행들의 동반 금리인상으로 인해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여파로 해석된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기에 국채금리 급등은 채권가격이 엄청난 하락세를 보인 것을 의미한다. 미 국채금리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Global) 금융시장 곳곳에 큰 부담이다. 미 국채 10년 물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Mortgage)로부터 신용카드 이자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 심리를 나타내는 신뢰성 있는 지표인 미국공급관리자협회의 PMI(Purchasing Managers’ Index)와 국채수익률 사이에도 일정부분 상관관계가 있다. PMI둔화소식은 연준(Fed)의 추가긴축 우려를 완화시키며 국채수익률 전반의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미국의 경우 누적 재정적자가 GDP의 6%를 넘기고 있어 그 만큼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침체는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금리인상의 종료는 부채리스크(Risk)의 확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 연체율 상승에 따른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 금리의 안정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KIET)에서 발표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0%대 초반이다. 이는 올해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견해다. 대표적인 효자품목인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내년에는 정보통신기술(IT)분야에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DDR5를 비롯한 인공지능(AI)용 서버에 들어가는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와 필수 수요제품 교체수요 등으로 수출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에서는 지난 50년간 연초부터 11월 15일까지 S&P지수가 5% 이상 상승한 30번 중 네 번을 제외하면 11월 15일부터 연말까지 주가가 상승했었기에 올해 18% 상승한 미국 S&P지수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그동안 불확실성에 갇혀 있던 변수들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 국채발행 계획의 축소와 유가하락, 그리고 중국 경제지표 개선이 우호적인 증시환경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국내시장에서는 11월에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조치가 내려졌다. 기간은 11월 6일부터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공매도’란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타인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다음 나중에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 금지조치로 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 상향주로 쏠리고 있다. 앞서 공매도가 호 실적이 예상된 업종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 어느 정도 진행된 연말 배당락 전후로는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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