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달린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음악극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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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에 늦깎이 입봉을 했다.
'한 번만 하고 망하자'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만든 데뷔작의 제목처럼 창단한 극단의 이름도 '죽도록 달린다'가 됐다.
서 연출은 "초연 때는 대학생이던 분들이 이제 마흔 살이 됐을 것 같은데,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이라고 전했다.
아내이자 극단 소속 극작가인 한아름 작가와 '음악극'을 향한 열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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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실종사건'으로 주목받아
작품 리뉴얼 욕심···해외 진출도
아내 한아름 작가와 시너지 주목
34살에 늦깎이 입봉을 했다. 입봉이 늦어지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 울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연극 ‘죽도록 달린다(2004)’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 흥행에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예술의전당 ‘젊은연극 시리즈’ 공모전에 연극 ‘왕세자 실종사건’의 대본을 제출했고, 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작품이 선정됐다. ‘한 번만 하고 망하자’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만든 데뷔작의 제목처럼 창단한 극단의 이름도 ‘죽도록 달린다’가 됐다. 주목받던 청년 연출가에서 어느덧 중견 연출가로 자리잡은 서재형 연출(53)의 이야기다.
2005년 연극으로 첫 선을 보인 ‘왕세자 실종사건’은 조선시대 왕세자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펼쳐지는 동궁전 내시 ‘구동’과 나인 ‘자숙’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2011년에는 경희궁을 배경으로 하는 고궁 뮤지컬로 변신했다. 올해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협력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작품은 이달 구리·여주·창원 3개 도시의 지방 공연을 마쳤다.
‘왕세자 실종 사건’에서 드러나는 서 연출의 특색 있는 연출은 여전하다. 다만 세월이 지나면서 복잡한 연출을 어려워하던 관객들이 수월하게 작품을 이해하게 된 점이 달라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한 서 연출은 “‘왕세자 실종사건’은 처음으로 ‘사건’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가져와 붙인 작품이다. 2005년 초연 당시에는 공연 제목에 ‘사건’을 왜 붙였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이왕 하는 것 확실하게 하자는 당시 창작자들의 노력이 있어 지금 시대에 맞춰 ‘롱런’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지역 공연은 끝났지만, 서 연출은 작품을 리뉴얼해 서울에서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했다. 버스를 대절하는 등 꾸준히 전국의 공연을 찾아오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 연출은 “초연 때는 대학생이던 분들이 이제 마흔 살이 됐을 것 같은데,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이라고 전했다.
서 연출의 커리어에서 두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 아내이자 극단 소속 극작가인 한아름 작가와 ‘음악극’을 향한 열의다. 서 연출은 인기 뮤지컬 ‘영웅’ ‘윤동주, 달을 쏘다’를 집필하기도 한 작가와 ‘왕세자 실종사건’을 비롯해 20개가 넘는 작품을 함께 제작하고 있다. 서 연출은 “예전에는 ‘같이 죽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알아서 하세요’라는 태도로 논의를 마친다”며 한 작가를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현재 부부는 관우·여포 등 무장들의 말 적토를 다룬 극작품 ‘군마전(가제)’ 작품 개발에 한창이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공모 사업에 선정된 작품은 2025년 공연을 목표로 두고 있다.
2010년 이후 음악극과 뮤지컬 작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 서 연출은 “대학 때 공연은 춤추고 시를 읽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라고 배웠다. 옛날 방식이지만 가장 어렵고 고전적인 방법인데, 이를 간직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극단’의 길을 가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드라마를 축으로 노래·무용 등 여러 장치를 보여주면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서 연출의 작품은 최근 줄줄이 해외 무대로 나서기도 했다. 대만에 음악극 ‘휘인(2021)’의 라이센스를 수출하고 ‘왕세자 실종사건(2018)’ ‘오이디푸스(2023)’가 초청을 받았다. 기성 작품들의 성과라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서 연출은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작품 연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프들은 끊임없이 채찍질해서 작품을 만들 수밖에 없죠. 제작 환경은 변했지만,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낭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관객들에게 첫 끼부터 좋은 밥상을 드리고 싶어요.”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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