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80%까지 저리대출 … 청년 내집마련 파격 지렛대로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11. 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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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주거대책 ◆

정부와 여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청년 내 집 마련 1·2·3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이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김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정부와 여당이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파격적인 청약통장과 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높은 예금 이자와 낮은 대출 금리에 따른 이자 감소분을 합치면 연간 약 500만원의 금전적 혜택을 볼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앞으로 공급할 3기 신도시 청약을 흥행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국토교통부와 국민의힘이 발표한 '청년 내 집 마련 1·2·3 주거지원 프로그램'에서 정부는 내년 2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존 청년 전용 종합통장 가입 조건을 완화하고 혜택을 높였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월 100만원씩 납부 가능하고, 이자율은 최대 연 4.5%를 적용한다. 우대 이자율은 5000만원까지이고, 5000만원을 넘어가는 금액에 대해선 일반 청약통장 금리가 적용된다. 이 같은 혜택은 청약통장을 1년 이상 가입한 사람에게만 제공된다.

정부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2025년부터 '청년 주택드림 대출'도 실시한다. 연 소득 7000만원 이하(기혼 1억원 이하), 만 39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년 이상 지나야 하고, 납입액은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 대출은 공공과 민간 구분 없이 청약에 당첨됐을 때 이용할 수 있다. 분양가 6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금리는 시중 금리보다 낮은 최저 연 2.2%를 적용하고 분양가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만기는 최대 40년까지 설정할 수 있어 연간 상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주택드림 통장과 대출을 통해 청년층이 주택을 사기 위한 종잣돈을 모으고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례로 3년간 100만원씩 주택드림 통장에 납입하면 총 3850만원을 저축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연간 예금 이자로 80만원 이상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여기에 만약 분양가 6억원인 주택을 20년 만기, 연 2.9% 금리를 적용해(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가정) 사면 시중 은행에서 대출(연 4.3% 가정)받을 때보다 연간 420만원가량 상환 부담이 줄어든다. 예금 이자와 이자 절약분을 합치면 연간 약 500만원의 금전적 혜택을 받는 셈이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결혼과 출산 때 추가로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결혼하면 0.1%포인트, 최초 출산 시 0.5%포인트, 추가 출산하면 1명당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한 3인 가구라면 대출금리 0.6%포인트 인하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최근 분양가가 상승 추세에 있는데도 대출 대상 주택을 분양가 6억원 이하로 제한해 수혜 대상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아파트 분양가 평균이 1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대출 대상을 분양가 6억원 이하로 제한해 현실적으로 수혜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공공분양 활성화를 통해 수혜 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위례 A1-14, 남양주왕숙2, 부천대장, 고양창릉 등에서 5000가구 내외 사전청약이 예정돼 있다. 청년 주택드림 대출은 3기 신도시 공공 청약 흥행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공 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민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따라서 이번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주로 3기 신도시 물량일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규 대출 프로그램은 공공 택지 청약 경쟁률을 높이고 지방 중소형 분양 시장의 수요 기반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가입 요건이 만 34세 이하로 제한돼 결혼과 출산 시점이 늦어지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근 결혼과 자산 형성 시기가 늦춰진 점을 고려해 나이를 30대 후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당에서 요구했고, 정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청년들의 경제적인 자립과 자산 형성, 결혼·출산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분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청년층뿐 아니라 고령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고령자 특화 민간 임대 모델 출시도 예고했다. 안정적 임차료로 장기간 거주하며 생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실버스테이(고령자 특화 민간 임대)'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공공의 고령자 복지주택(고령자 특화 공공 임대) 공급 물량을 연 1000가구에서 3000가구로 늘리고, 편의와 복지시설도 확대하기로 했다.

서민 임차인들의 전월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나왔다. 주거 안정 월세 대출 한도를 월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늘리고, 청년 보증부월세 대출 보증금 한도도 5000만원 이하에서 6500만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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