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대기만 3~4시간 … 애물단지 된 수소차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3. 11. 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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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생산설비 고장에 전국 수소충전소가 수소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생산설비에 대한 늑장 투자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소차가 5년 만에 3만대 이상 늘어나는 등 수소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 역량 자체는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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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3만4천대로 늘었지만
수소 생산설비 '제자리걸음'

수소 생산설비 고장에 전국 수소충전소가 수소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생산설비에 대한 늑장 투자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소차가 5년 만에 3만대 이상 늘어나는 등 수소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 역량 자체는 제자리걸음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번에 설비 고장을 일으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국내 수소 생산 업체 중 한 곳으로 중부 지역 수송용 수소 공급의 20~30%를 책임지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점검회의를 열고 정상 가동 중인 수소 생산설비에서 나오는 여유 물량이 수소 수급이 불안정한 충전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수소 공급사에 협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수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업계, 유관기관, 지방자치단체 간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수소차량은 2018년 893대에서 올해 10월 3만3796대로 약 38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13곳에서 255곳으로 약 20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중 수도권 12곳, 강원 2곳, 대전·충청·세종 9곳 등 총 23곳의 수소충전소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수소 공급 라인이 고장 나면서 수소 재고 소진 사태가 장기화하며 지난 21일부터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통상 오후 10시 이후까지 운영하지만, 이들 충전소는 오후 5시 또는 오후 7시로 영업 종료 시간을 당겼다. 국회 수소충전소의 경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운영된다. 일부 충전소에서는 차량이 수소 충전을 위해 3~4시간을 기다리거나 견인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수소 생산시설 투자에 소홀했던 정부가 자초한 결과라며 비판했다. 국내 수소 생산량 중 수송용으로 쓰이는 비중이 0.2% 안팎으로 미미하지만 수소를 산업 활동의 부산물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용처가 명확해 생산시설 중 하나라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 쉽게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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