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에 빅테크 담으니 … ETF 年54% 수익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11. 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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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말 일제히 출시한 주식·채권 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올해만 최대 5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대형 우량주에 국공채 등 채권형을 더한 상품들인데, 채권혼합형 상품 특성상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100% 투자가 가능해 공격적인 연금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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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채권혼합 ETF 1위
국내외 블루칩에 국공채 섞어
퇴직연금서 100% 투자가능
노후대비 자금 운용에 적합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말 일제히 출시한 주식·채권 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올해만 최대 5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대형 우량주에 국공채 등 채권형을 더한 상품들인데, 채권혼합형 상품 특성상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100% 투자가 가능해 공격적인 연금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주식과 채권을 섞은 '채권혼합형' ETF는 총 17개다.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전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테슬라, KB자산운용이 애플·테슬라·아마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엔비디아, 한화자산운용이 애플 등 국내외 대표 기업 1개 혹은 5개 이내 상품과 함께 채권에 투자한다.

이들 상품은 지난해 11월 이후 줄줄이 상장됐다. 기존에 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을 각각 10종 이상 담아 기초지수를 구성해야 했지만 지난해 여름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자산 유형 구분이 사라졌다. 이로써 삼성전자 주식을 1개만 담고, 나머지 9종은 채권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혼합형 지수 요건이 완화된 이유는 퇴직연금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염두에 뒀다. 퇴직연금에서는 적립금의 30%를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이때 주식 비중이 40% 미만인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단일 종목 ETF에 투자하면 퇴직연금에서도 간접적으로 특정 주식에 투자하는 셈이다.

올해 들어 채권혼합형 상품 중에 압도적 1위는 엔비디아를 30% 비중으로 구성한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로 54%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엔비디아 이외에 국채·통화안정증권 등 채권에 70%를 투자한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올해 챗GPT 등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수혜를 보는 AI 대장주라는 엔비디아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 응용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되면 AI 구동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독점 중인 엔비디아 실적은 내년에도 좋게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를 29% 담고, 나머지는 국고채로 채운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 수익률은 25.33%였다.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채권혼합형은 주식과 채권이 통상 3대7 비율로 혼합돼 있기 때문에 주식형 ETF에 비해 변동성이 작다"며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손실폭이 작아 안정지향형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는 채권혼합형 상품의 개인 순매수세가 현저하게 커지지 않고 있다. 수익률 1위인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올 들어 개인 순매수 37억원, 국내에서 2차전지 열풍의 수혜를 입은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가 41억원 순매수로 최고 수준이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형 ETF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어 아직은 주목도가 높아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우량 종목들로 마이너스 수익률 가능성은 낮추고 금리 하방 분위기가 커지면서 채권 수익도 높아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 상품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가 가능한 데다 연금계좌로 투자 시 13.2~16.5%의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남용수 본부장은 "채권혼합형 상품은 퇴직연금계좌에서 100%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경우 연금을 수령할 시점에 과세가 되기에 세금 이연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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