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2일 밤 발사 실패한 미사일은 '단거리탄도탄'

박응진 기자 2023. 11. 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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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주발사체 이어 SRBM 발사 인지… 한일과 협의"
발사 직후 소실… 표적없이 쏜 지대공미사일 가능성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다음날인 지난 22일 오후 늦게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한미 당국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작년 11월 사례처럼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지대지미사일처럼 쐈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22일 오후 11시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쐈지만, 발사 직후 수㎞ 이하 고도에서 항적이 소실돼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쐈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 그 구체적인 종류는 특정하지 못했지만,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2일(현지시간)자 성명에서 "우린 북한의 21일 우주발사체(SLV)와 22일 SRBM 발사를 인지하고 있다. 한국·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역내 동맹·우방국들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쏜 미사일이 SRBM이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도 현재는 미군 측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SRBM을 발사했던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 하루 전인 21일 오후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쏴 올렸다.

이에 우리 정부는 22일 오후 3시부터 '9·19남북군사합의' 내용 중 일부(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효력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북한의 이번 정찰위성 발사가 대남 정찰·감시역량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간 '9·19합의' 이행을 위해 MDL 일대에 설정했던 비행금지구역을 해제, 대북 정찰·감시용 무인기 등의 작전활동 범위를 201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22일 미사일 발사는 우리 자산의 MDL 인근 상공 접근하는 경우에 대비한 나름의 '경고'성 무력시위였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북한의 구형 지대공미사일 SA-5(러시아명 S-200)와 같은 방공무기를 공중의 특정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채 쏘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우리 군 당국은 작년 11월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수역을 향해 쏜 SA-5를 SRBM으로 평가한 적이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옛 소련에서 개발한 SA-5는 교전거리가 250㎞ 수준으로서 명중률이 다소 떨어지는 걸 감수한다면 지대지미사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2021년 9월엔 '신형 반항공(대공)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미사일인 교전거리가 380~400㎞ 정도로서 러시아제 S-400 체계를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지대공 무기 외에도 최근 수년간 '화성-11가형'(KN-23·북한판 이스칸데르)과 '나형'(KN-24·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600㎜ 초대형 방사포(KN-25), 그리고 '화성-11라형'(근거리형 전술유도탄) 등의 다양한 SRBM을 개발해왔다. 이들 무기체계는 모두 재래식 탄두뿐만 아니라 전술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들 SRBM을 MDL 인근 지역에 배치할 경우 그 타격권에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남한 내 주요 지역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이번에 MDL에서부터 남한 내 주요 지역까지의 거리에 맞춰 SRBM을 시험발사했다가 공중 폭발 등으로 실패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모든 무기체계가 완벽하진 않다. 오류를 일으킬 확률이 있다"며 "다만 북한이 최근 SRBM 발사에서 실패한 건 드문 일이긴 하다"고 전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에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SRBM의 구체적인 제원과 정확한 실패 원인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북한은 이번 SRBM 발사 실패와 관련해선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북한 국방성은 23일 오전 "9·19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다" "MDL 지역에 더욱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다"며 사실상 '9·19합의' 무효화를 선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올 들어 우리 군 당국이 공식 확인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활용한 비행체 발사 등 도발 사례는 우주발사체와 22일 발사 실패까지 포함해 총 19건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인공위성용 우주발사체도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북한의 위성 발사는 그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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