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좌장’ 최경환 “전입신고 끝” 총선 출사표…윤두현과 대결 [이슈+]
친박(친박근혜) 좌장 격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22일 자신의 옛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경산시장에 방문하는 등 내년 총선 출마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금까지 숱하게 그의 출마설이 지역 정가에서 돌긴 했지만 그의 입에서 총선 관련 내용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최 전 부총리가 본격적인 총선 준비 행보에 나서면서 경북 지역의 타 친박계 인사들의 총선 출마 릴레이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혁신을 내세우며 고강도 물갈이를 예고한 국민의힘 입장에선 죽은 권력으로 여겼던 친박계 등장이 달갑진 않다.
문제는 그의 등장이 국민의힘 입장에선 그다지 달가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표면적으로 최근 국민의힘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최 전 부총리의 친밀한 관계도 국민의힘으로선 부담스럽다. 지난 6월 최 전 부총리는 이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청년 인사들과 만나 내년 총선 이슈를 화두로 대화를 나눴다. 만난 사실이 전해진 뒤 최 전 부총리 발언으로 알려진 대목이 당내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차기 총선의 승부처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선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여파가 여전하다는 것도 문제다. 친박계 인사들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면 자칫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를 떠올리게 해 보수 결집을 와해하고 중도층 표심 이탈을 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당내에선 수도권에 당력을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에, 과거 친박 인사들의 총선 행보로 텃밭에서조차 부담스러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최 전 부총리가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긴 하지만 그의 1차 목표는 국민의힘 공천이다. 결국 경선을 통해 현역인 윤 의원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잃어버린 당원권이다. 최 전 부총리는 현재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로 출당 조치된 이후 복당이 안 됐다.
만약 총선을 앞두고 당원권 회복과 경선 참여가 불확실할 경우 최 전 부총리에게 남은 것은 무소속 출마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현역인 윤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난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조현일 현 경산시장과 최 전 부총리 측의 지원을 받았던 오세혁 당시 무소속 후보 간 경쟁에서 조 시장이 당선됐다는 점에 미뤄보면 최 전 부총리의 이름값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공천을 무력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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