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최우수 법률대상'에 백혜련 '유아살해 처벌 강화법'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대치 중인 가운데에도 묵묵히 국회 본연의 입무인 '입법'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의원들이 있다. '2023 대한민국 최우수법률상' 대상은 유아살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에게 돌아갔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24일 백혜련 의원의 대상작 이외에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재난안전법 개정안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의 스마트제조혁신법 제정안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의 교원지위법 개정안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방세기본법 개정안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군인연금법·군인재해보상법 개정안 △전해철 민주당 의원의 수소법 개정안(이상 통과 법안, 여야 의원 가나다순)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의 미래차 특별법 제정안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 △도종환 민주당 의원의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홍성국 민주당 의원의 금융교육진흥법 제정안(이상 계류 법안)을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더300의 '최우수 법률상'은 국회의원들이 '양' 중심의 숫자 늘리기식 법안 발의 대신 '질' 중심의 좋은 법안 발의에 집중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2014년 제정돼 올해 10년째를 맞았다.
올해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거나 현재 계류된 법안 중 응모된 160여 건의 법안을 대상으로 심사해 선정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김재일 단국대 교수, 김진권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기준은 △공익성 및 응답성(Public interest & Responsiveness) △사회·경제적 효율성(Efficiency) △수용성과 실현가능성 및 지속가능성(Acceptability, Feasibility & Sustainability) △합목적성(Effectiveness) △헌법합치성 및 법체계 정합성 (Constitutionality & Integrity of the legal system) 등이다.
이 같은 심사기준은 국회 입법조사처의 입법영향평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스위스 연방법무부(Federal Office of Justice, Switzerland)의 법률평가(Evaluation of Legislation), 각 기관의 기존 공약평가, 법률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마련됐다. 각 심사기준별 가중치는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들과 미 연방정부뿐 아니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활용하고 있는 '분석적 계층화 과정'(AHP, Analytic Hierachy Process)에 따라 적용됐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백혜련 의원은 영아살해·영아유기죄가 생명을 해하는 중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으로 인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들이 제기돼 온 가운데 영아살해죄 및 영아유기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로 영아살해죄에 대한 형벌 규정은 1953년 이후 70년 만에 바뀌게 됐다. 또 영아살해·영아유기도 일반 살인죄·일반 유기죄로 의율하게 됐으며 사회적 약자인 영아를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한편 반복되는 범죄 근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김성원 의원은 재난피해시 재난지역에 대한 국고보조 등의 지원에서 피해주민과 주거용 건축물의 복구비 지원 등 국민이 입은 실질적인 피해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재난피해시 지원 대상에 작물 등의 경영비 및 소상공인의 건축물·시설물 복구를 포함시켰다.
노용호 의원의 법은 스마트제조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기반을 확충하고 관련 시책을 수립·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 의원은 특히 중소기업이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점에 착안했다. 법 통과로 친환경 일자리가 창출되고 근로환경이 개선되며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제조산업의 국가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서정숙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의 교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각급 학교장이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한 학생에 대해 긴급한 경우 출석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거부하면 징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우 학교 등 관계기관에 즉시 신고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장제원 의원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수천억원대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구제를 위해,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도 해당 주택에 부과된 재산에 부과된 지방세 체납액보다 세입자 전세금을 먼저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홍근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은 '법안 공동대표발의제'라고도 불린다. 박 의원은 기존 국회법이 법안 발의시 대표 발의의원 한 명만 명시하도록 돼 있어 초당적 협력으로 이뤄지는 입법정책개발과 의원입법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입법 남발을 초래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번 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서로 다른 교섭 단체에 속하는 의원이 대표발의로 함께 할 경우 3명 이내 범위에서 명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서영교 의원은 '군인 구하라법'이라 불리는 군인연금법 개정안, 군인재해보상법 개정안을 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구하라법은 지난 2019년 가수 구하라씨 사망 이후 그가 남긴 재산을 두고 벌어진 법정 다툼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 의원은 부모가 양육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군인인 자녀의 사망보상금과 유족급여 등 지급의 전부 혹은 일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전해철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수소경제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수소의 날을 지정,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촉진시키자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개정된 수소법에 의해 수소경제 성과를 알리고 수소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진흥 의욕 고취가 기대됐다.
홍석준 의원은 국회의원이 규제의 신설 또는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의안을 발의하는 경우, 규제의 필요성 등을 분석한 국회입법조사처의 규제영향분석서 또는 규제영향분석요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의원입법에 대한 법안심사 과정에서 충분한 규제영향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한무경 의원은 자동차 부품산업 생태계 역시 미래자동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자동차 부품산업 생태계의 미래차 전환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미래차 기술력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미래 자동차 정의에 포함시키고 지원 대상에도 추가함으로써 차 부품산업 전반에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했다.
도종환 의원이 낸 저작권법 개정안은 쌍방향 온라인 기술 및 인공지능 등 기술 발달로 누구나 저작물을 창작할 수 있게 되고 대량의 저작물을 수시로 이용하는 콘텐츠 플랫폼이 저작물 이용의 주류로 떠오르는 등, 저작물 창작과 이용 전반에 걸쳐 누적된 환경변화 속에 마련됐다. 이 개정안은 창작자에게 저작물에 대한 추가 보상 청구권을 부여하고 업무상 저작물에 창작자를 표시할 의무를 신설하는 등 내용을 담았다.
홍성국 의원은 금융문맹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자본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을 반영해 제정안을 마련했다. 제정안은 금융교육에 대한 정의, 금융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 및 우수학교 등 지정, 금융교육위원회의 설치, 운영 및 심의에 관한 사항 등 규정의 내용을 담았다.
한편 더300은 2023 국정감사에서 역량을 뽐낸 의원 16명을 '2023 국정감사 스코어보드 대상'으로 선정했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의 정책능력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현장이다. 16명의 의원들은 국회 최고 정책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다.
영예의 스코어보드 대상 수상자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태년 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민병덕 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탄희 민주당 의원(법제사법위원회)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김경만 민주당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종성 국민의힘·김영주 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임이자 국민의힘·김영진 민주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 김병욱 국민의힘·변재일 민주당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정재 국민의힘·조오섭 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 등이다.
'2023 대한민국 최우수 법률상 및 국정감사 스코어보드 대상' 시상식은 이달 30일(목)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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