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통제기 2차 사업 본격화…보잉 vs 사브 누가 웃을까?

2023. 11. 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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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9000억원 규모, 2031년까지 4대 도입
보잉, 사브, L3해리스 수주 경쟁 본격화
방위사업청이 23일 항공통제기 2차 국외구매사업 무기체계 구매 입찰 공고를 냈다. 2조9000억원 규모로 오는 2031년까지 항공통제기 4대를 구매한다. 사진은 공군이 운용중인 항공통제기 E-737.[헤럴드DB]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북한의 공중위협을 24시간 감시할 ‘하늘의 지휘소’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이 본격화됐다.

방사청은 23일 누리집에 ‘항공통제기 2차 국외구매사업’ 무기체계 구매 입찰 공고를 냈다.

사업예산은 22억6100만 달러, 한화로 2조9000억원으로 책정했고, 구매방법은 ‘국외 상업구매 또는 대외군사판매(FMS)’로 한다.

상업구매로 할지 FMS로 할지는 제안서 평가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 정해질 예정이다.

항공통제기는 항공기에 탑재된 탐색레이더로 적 항공기와 각종 미사일을 탐지‧식별하고 아군의 전투기와 함정 등을 공중에서 지휘‧통제하는 항공기다.

현재 한국 공군은 미국 보잉의 E-737 ‘피스아이’ 4대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군은 북한 전역을 포함해 한반도 전역을 탐지하기에는 현재 보유한 항공통제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5월 제154회 방추위에서 오는 2031년까지 항공통제기 4대를 구매하는 국외구매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사업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곳은 미국의 보잉이다.

보잉은 이미 한국 공군이 운용중인 E-737의 차기 모델인 ‘E-7A’를 제안하고 있다.

E-7A는 보잉의 737NG 여객기 기체에 탑햇(Top Hat)이라고 불리는 노스롭그루먼이 제작한 다목적 전자주사(MESA) 레이더가 달려있다.

레이더의 360도 회전 간격을 크게 줄였고 항속거리는 공중급유 없이 6482㎞, 피아 식별거리는 556㎞ 다.

올해 2월 미 공군이 E-3를 대체할 기종으로 E-7A를 선택했고 시제품 2대를 우선 도입하는 계약을 보잉과 체결했다.

미 공군은 2027년에 첫 기체를 배치할 계획이며 2032년까지 24대를 추가로 도입해 총 26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호주와 터키도 각각 6대와 4대의 E-7A를 운용하고 있다.

이렇게 같은 기종의 항공통제기를 운용하는 나라와 수량이 늘면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

더구나 한국 공군이 운용중인 E-737과 유사한 기종이어서 상호운용성뿐 아니라 조종사와 정비사에 대한 교육훈련이 쉽다.

또 보잉737 항공기의 넓은 실내 공간 덕에 운용요원의 피로도를 낮추고 임무수행 콘솔도 덕 적재할 수 있다.

다만 보잉이 한국이 제시한 입찰가격에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는 이번 사업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지난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2023(ADEX2023)에서 프레스센터를 빌려 한국 항공통제기 2차 사업에 대한 주요 제안을 설명하는 미디어 브리핑을 열기도 했다.

사브가 제안하는 모델은 ‘글로벌아이’다. 글로벌아이는 봉바르디에의 글로벌 6500 시리즈 비즈니스제트기에 자사의 최신 에리아이(Erieye)-ER 레이더를 올린 기체다.

브리핑 당시 사브 관계자는 “글로벌아이의 작전훈련시스템, 지상지원시스템, 통합 군수지원 패키지를 비롯해 현장 자문 지원과 폭넓은 트레이닝 패키지까지 한국에 대한 제안 내용에 포함됐다”며 “체공시간은 13시간에 탐지거리는 650㎞이고, 수천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제안하는 360도 감시정찰이라는 요구조건에 맞추기 위해 전방과 후방에 레이더를 추가해 감시‧정찰 범위를 확대했다”며 “방사청이 요구하는 기능적 측면과 전반적인 작전요구성능을 모두 충족한다”고 강조했다.

L3해리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L3해리스는 상용 항공기를 항공통제기로 개조해 각국에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사브와 마찬가지로 봉바르디에 G6500 기체에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최첨단 레이더를 탑재한 ‘글로벌6500 AEW&C’모델을 방사청에 제안했다.

L3해리스는 기존 항공통제기 대비 파격적인 가격과 유지비 절감, 체계 통합 기술의 전폭적인 국내 이전을 약속했다.

또 지난해 12월 국내 사업 파트너로 대한항공을 선정해 항공통제기를 수주하면 개조 및 부품 양산 등 국내 생산 전반과 실제 운용 인원에 대한 교육 훈련 및 교범 제작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L3해리스는 아직 납품실적이 없다.

방사청은 이번 항공통제기 사업 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다음달 1일 사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입찰참가 자격에 해당되는 업체나 정부 인원을 대상으로 하고 업체당 참가 인원은 10명 이내로 제한했다. 참가신청은 27일 오후 5시까지 받는다.

입찰참가 마감은 내년 2월 21일, 제안서 제출은 그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까지 해야 한다.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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