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새 이사회 다양성 부족… “AI 부작용 목소리 낼 수 있는 여성·유색인종 멤버 필요”
美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도 합류
현재까진 전원 백인 남성… 다양성 부족
“인공지능(A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최고경영자(CEO) 해임 소동으로 홍역을 치렀다. 샘 올트먼 CEO는 5일 만에 복귀하면서 기존 이사회 전체가 바뀌길 원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이사회 구성원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퇴했다. 새 이사회 의장은 세일즈포스의 전 공동 CEO이자 트위터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브렛 테일러가 맡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오픈AI의 신규 이사회 멤버는 오픈AI 홈페이지에 명시된 사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모두 백인 남성이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오픈AI 이사회 멤버 1명 남아… 올트먼 뜻대로 할 수 없다는 신호”
오픈AI는 22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를 통해 올트먼의 CEO 복귀를 발표하며 이사회 재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새 이사회에는 올트먼 축출에 앞장섰던 4명의 이사 중 1명인 페이스북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지낸 온라인 지식문답 서비스 기업인 쿼라의 CEO 애덤 디앤젤로(Adam D’Angelo)만 남게 됐다.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타샤 맥컬리(Tasha McCauley),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헬렌 토너(Helen Toner)는 사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임을 주도한 이사회 구성원 1명을 남긴 것은 극적으로 복귀한 올트먼이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잠재적 신호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새 이사회 의장은 세일즈포스의 전 공동 CEO인 브렛 테일러가 맡게 된다. 테일러 의장은 올트먼이 기존 이사회와 복귀 협상을 벌일 때 제시한 새 이사진 후보 중 1명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는 올해 2월 전직 구글 임원과 AI벤처를 설립하기도 했다. 주요 외신은 그가 올트먼과 마찬가지로 AI의 상용화를 지지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도 이사로 참여한다. 테일러와 디앤젤로 이사는 IT 업계 경험이 풍부하다면, 서머스는 정재계 인맥과 경제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미 의회를 상대로 하는 등 좀 더 큰 그림으로 이사회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서머스는 경제 전문가지만 평소 AI와 IT업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잭 도시 트위터 공동 설립자가 창업한 온라인 결제 회사인 블록의 이사이기도 하다. 서머스는 올해 4월 X에 “챗GPT가 더욱 강력해져 의사, 금융 트레이더, 작가, 편집자의 업무 방식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WSJ는 서머스에 대해 “AI의 힘을 믿는 저명한 경제학자”라며 “서머스가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했다.
◇ ‘인간 우선 설립 원칙’ 지키려면 ‘여성·유색인종’ 구성원 이사회에 포함해야
다만, 오픈AI의 새 이사회에 균형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외신은 오픈AI의 최종 이사회 구성이 9명으로 될 것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해임과 복귀 사태에서 영향력을 보인 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 측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트먼의 복귀로 오픈AI가 AI의 상업적 이용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학계와 연구원 중심이던 기존 이사회와 달리 새 이사회는 경영과 기술 분야에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실어준다. 이는 회사의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임에도 초지능 기계를 만들면서도 인간을 우선시한다는 오픈AI 설립 원칙에는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다.
블룸버그는 24일 사설을 통해 “오픈AI 경영진이 (설립 원칙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도 있어 회사는 나머지 이사회 구성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편향된 AI 모델이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큰 여성, 유색인종을 포함한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러한 위험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성 혹은 인종 편향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어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구성원도 이사회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블룸버그는 오픈AI가 설립 원칙에 충실하며 AI의 부작용을 잘 이해하고 필요할 때 반대할 수 있는 이사회 멤버를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인물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위험성에 대해 논문을 쓴 팀닛 게브루(Timnit Gebru)와 마가렛 미첼(Margaret Mitchell), ‘내가 알고리즘의 편견과 싸우는 방법’이라는 테드 강의로 유명한 MIT 미디어랩의 조이 부올람위니(Joy Buolamwini), AI의 윤리적 사회적 부문에 관심이 큰 페이 페이 리(Fei-Fei Li)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산타페연구소의 AI전문가 멜라니 미첼(Melanie Mitchell), 인공지능 스타트업 허깅페이스의 AI 연구원 사샤 루치오니(Sasha Luccioni), ‘AI 환상’ 책을 쓴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 컴퓨터 과학자인 라타냐 스위니(Latanya Sweeney) 하버드대 교수, 사피야 우모자 노블(Safiya Umoja Noble) UCLA 교수, 암호화 메시징 앱 시그널의 메러디스 휘태커(Meredith Whittaker) 대표를 제안했다.
새 이사회는 AI의 개발 속도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네이처는 “오픈AI 사태는 상업적 경쟁이 AI 시스템 개발에 미치는 영향, AI를 얼마나 윤리적이고 안전하게 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에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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