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포퓰리즘 안 버리면 한국경제도 '잃어버린 30년'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11. 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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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는 도둑처럼 찾아온다.

세계 경제가 하나로 연결돼 있는 세상에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은 외부에서 오는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이 앞으로 맞게 될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원로 경제학자의 책이 나왔다.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와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공저한 '이번 경제위기 다르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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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제위기 다르다 김인준·이영섭 지음 율곡출판사 펴냄, 2만5000원

경제위기는 도둑처럼 찾아온다. 세계 경제가 하나로 연결돼 있는 세상에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은 외부에서 오는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970년대 1·2차 오일 파동 위기, 1997년 외환·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을 속절없이 겪었다.

한국이 앞으로 맞게 될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원로 경제학자의 책이 나왔다.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와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공저한 '이번 경제위기 다르다'이다. 두 저자는 "장기간 경제정책을 시행하다 보면 경제적 부작용이 쌓이게 마련이고 이것이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다"고 경제위기의 본질을 지적한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상황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고 경고한다. 경제적 요인 외에도 정치·사회적 요인이 뒤섞이고 국제 정세도 요동치며 경제적 충격을 가하고 있음에도 과거와 달리 사람들이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가올 위기의 변수로 크게 네 가지를 꼽는다. 과거와 달리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기 침체, 탈세계화 추세로의 전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도전,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해 내부적으로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 등은 당장 코앞에 닥친 불안 요소이며,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등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이번 위기는 한국의 경제 체질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이 책은 경고한다. 부채 문제 등 경제 취약성이 심각한 데다 성장동력도 소진된 상태라 극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 모으기 운동'에서 봤듯이 과거에는 위기 때마다 온 국민이 합심해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국가가 양쪽으로 쪼개져 있어 어떤 대응책도 무조건 반대하는 상황이 된 지 오래다.

이 책은 단순한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 아니라 포퓰리즘의 퍼주기 정책으로 변질된 정책 실패가 그 어느 위기 때보다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30년'을 피하기 위해서 이 책은 경제 개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저변의 정치·사회 제도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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