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안타까운 고독사… '위험군 4대 특징' 다 있었지만 못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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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세대주택.
쪽방 여러 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 주택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혼자 살던 A(52)씨가 이달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고독사 위험 가구를 집중 관리하는 주민센터 바로 인근에 위치한 곳이었지만, A씨의 외로운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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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목록서 빠져... 사망 일주일 후 발견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세대주택. 쪽방 여러 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 주택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혼자 살던 A(52)씨가 이달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는 소주병 수십 개가 널브러져 있었고, 서랍 안팎에는 A씨가 숨지기 몇 주 전 처방받은 듯한 약봉지들이 뒹굴렀다. 마지막 식사였을지 모를 컵라면 용기엔 흰 곰팡이가 잔뜩 피었다. 고독사 위험 가구를 집중 관리하는 주민센터 바로 인근에 위치한 곳이었지만, A씨의 외로운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여느 고독사에서처럼, A씨의 죽음을 알린 것은 누군가의 방문이 아니라 이웃의 '냄새 신고'였다.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인근 주민으로부터 10일 오후 3시쯤 "옆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 개 층에 서너 개의 쪽방이 자리한 구조여서 그나마 신고가 빨랐다.
경찰이 출동했을 땐 A씨가 방 안에서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경찰은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던 A씨가 발견 일주일 전인 3일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았다.
2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A씨는 올해 2월 현재 집으로 전입해 월세 28만 원을 내고 혼자 살아왔다고 한다. 주변과 별다른 교류도 없었기에, 이웃 주민들은 'A라는 사람'이 거기 산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집주인은 "A씨가 예전에 이혼을 하고선 자녀와 교류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특별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고독사 위험군'의 특징(△50대 남성 △수급자 △잦은 음주 △지병)을 모두 가지고 있었음에도, 집중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A씨는 최근 주민센터에 간염 진단서 등을 내고 '근로능력 없음' 판정을 받을 만큼 몸 상태가 나빴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거주지인 동대문구의 경우 고독사 위험 대상자에게 '사물인터넷(IoT) 안전관리솔루션'과 '스마트플러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주거지의 조명 정도나 전기 사용량을 감지해 일정 시간 동안 작동이 없으면 주민센터에 경고 알림을 보내는 서비스다. A씨가 관리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이런 서비스를 통해 고독사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가능성도 있었다는 얘기다.
A씨가 고독사 위험 대상자에서 제외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 해당 주민센터 측은 "비교적 젊고 연락도 잘 받으셔서 선제 관리 대상은 아니었다"며 "명단에 왜 이름이 없었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어 확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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