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최소 30% 달성할까··토스는 2분기 연속 비중감소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 기한을 한 달여 앞두고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분기 연속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된 후 건전성 관리에 더 중점을 두면서 금융당국에 약속한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케이뱅크는 ‘최소목표’인 30%도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말 목표치를 조만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24일 총여신(잔액 기준)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 3분기 기준 34.4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40.37%에서 올 1분기 42.06%까지 높아졌으나 2분기에 38.5%로 낮아졌고 3분기에도 다시 감소했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0월 말 기준 27.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9% 후반대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5월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3년 말까지 30%를 넘어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당국에 제시한 올 연말 목표치는 각각 44%·32%·30%이다.
금융발전심의회는 당시 “(각 은행이) 제출한 사업계획은 당국과의 약속이므로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스뱅크는 시중은행·지방은행까지 포함한 은행권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금융당국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지난 3월 SVB 파산 이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출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은행으로서 불안정한 대외 환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신 관리를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잇달아 낮추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 금리를 최저 연 4.19%까지 낮췄다. 올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의 절반 이상이 연 4~5%대 금리를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도 이날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최저 연 4.04%까지 인하했다.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상품보다 약 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이 올 3분기까지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은 약 4조5000억원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일부 인터넷은행이 공언은 지키지 않고 주택담보대출 등 기존 은행과 유사한 이자장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 활성화 등을 통한 서민과 소상공인 금리단층 해소, 은행 간 경쟁 촉진을 통한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 등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이 저조한 인터넷은행의 신사업 인허가에 제한을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본적인 업무조차 하지 않는 금융사에 혜택을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인터넷은행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을 30% 이상 하는지를 보고 관리·감독 계획을 세울 것”이라면서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이후 목표치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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