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새·배튤 "눈물 콧물 빼는 'K신파' 모순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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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신파의 세기'는 눈물과 콧물을 자아내는 좌충우돌 '한국형 신파'의 모순을 보여줍니다."
정진새 연출은 "연극의 장르인 신파와 신파성은 다르다"면서 "이 차이의 오해가 이번 연극에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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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경 기자 = "연극 '신파의 세기'는 눈물과 콧물을 자아내는 좌충우돌 '한국형 신파'의 모순을 보여줍니다."
정진새 연출은 "연극의 장르인 신파와 신파성은 다르다"면서 "이 차이의 오해가 이번 연극에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우리 작품은 '신파성'을 갖고 있어요. 흔히 이야기하는 울고불고 감동을 주는 서사죠. 치르치르스탄 신성자립국 지도자가 한국의 어느 연극 극장에서 작품을 보고 한국의 신파를 들여오기로 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던 겁니다. 이를테면 CJ가 신파성 작업을 제일 잘하는데, 국립극장에서 하는 전통극을 가져온거죠. 그렇게 좌충우돌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그가 무대에 올리는 연극 '신파의 세기'는 중동 신흥국가인 치르치르스탄에 한국의 신파를 수출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국의 국립현대극장 공연팀 팀장 미스터케이가 'K-신파'를 수출하고자 총 사업비 30억불의 프로젝트 입찰 경쟁을 위해 중앙아시아로 출장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진새 연출은 3년 전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연극 창작 제의를 받고 '신파'를 화두로 잡았다. 신파성과 한국 연극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됐던 연출의 고민은 한국 연극사에 신파가 자리한 필연적 과정을 담아냈다. "'신파'에 대한 리서치를 하면서 극작가들을 만났고, 그들은 '신파'의 수혜자이면서 피해자였다"며 "신파'는 관객들을 울리고 감동을 선사하는 극의 장치지만, 창작자에게는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연극을 쓰고 연출할 때 암묵적 합의처럼 적당한 '신파'는 배우도 만족하고 관객도 좋아하지만 균형적으로 써야하는 요소"라며 "'신파'는 드라마를 힘있게 만들어주고 위로가 필요한 관객에게 도움이 되지만 연출가로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근대화를 바라면서 조국의 독립을 동시에 바라고, 국가는 가난한데 부자는 되고 싶은 사람이 등장하고,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야만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이야기들이죠. 한국 콘텐츠를 비판할게 아니라 정확하게 한국 사회를 비판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문화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고, 사회를 보여주려고 애썼을 뿐이니까요. 억울하기도 하고, 염치없기도 하고 복합적인 마음이 들긴 합니다."
이 무대에는 튀르키예 국적 배우 베튤이 출연한다. 정 연출은 "베튤은 한국에서 (연세대학교 사회학) 학부, 석사, 예술대학 전문사도 나왔다. 다른 배우들보다 베튤과 가장 많은 토론을 나눴다"면서 "다문화적 요소가 있어서 분석할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정 연출은 극중에서 '신파'를 'K신파'로 표현했다. "외국에 신파를 판매하기 위해선 'K'를 붙여 브랜드화 해야 한다"며 "국가산업에 브랜드를 높일 때 'K'를 붙이는데, 'K신파' 역시 자조적인 입장에서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극은 가상의 중앙아시아 신생 자립국 치르치르스탄의 '국민문화' 진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해외의 우수한 대중문화를 나라의 정체성으로 도입해 30년을 지속한다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한국의 고유한 극 문화인 신파가 해외에서 도입 검토된다는 가상의 설정이다. 외국인 배우가 입찰 과정의 시연 형식으로 신파를 재현하는 극중극이 이번 공연의 관람 포인트다.
서양인의 얼굴이지만 한국말에 능숙한 배우 베튤은 극중에서 이순신을 연기하는 디아스 포라를 맡았다.
"정진새 연출의 작품을 워낙 좋아했다"는 베튤은 "이순신 뿐만 아니라 틀을 깨는 연기를 할 때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연출은 "그 장면을 만들면서 이순신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편협한지 깨달았다"며 "주로 한국에서 이순신 역할은 50대나 60대의 명성 있는 남성 배우가 전담한다. 전형적이고 한국 보편적인 면을 호소하는 장치인데, 베튤이 이 역할을 잘 소화하니 '이순신' 역할을 굳이 남성이나 한국의 아이콘만 해야 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오는 28일 개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e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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