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거꾸로 가는 與 혁신…초심 돌아가 대승적 결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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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이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뼈를 깎는 환골탈태를 천명하며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벌써 한 달이지만 실질적 성과가 거의 없는 외화내빈이다.
반환점을 돈 인요한 혁신위의 지난 한 달은 국민적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권고사항으로 제시한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불출마·험지출마 요구는 혁신의 성패를 좌우할 가늠자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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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이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뼈를 깎는 환골탈태를 천명하며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벌써 한 달이지만 실질적 성과가 거의 없는 외화내빈이다. "혁신의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당 지도부가 혁신안에 미적거리고 주류 핵심세력마저 자기 희생 모습을 보이지 않는 탓이 크다. 혁신위 내에서는 급기야 위원 3명이 사의를 표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과 중원 중심으로 일신하겠다던 당 지도부의 면면은 도리어 영남 색채가 더 짙어졌다. 국민의힘 혁신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반환점을 돈 인요한 혁신위의 지난 한 달은 국민적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권고사항으로 제시한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불출마·험지출마 요구는 혁신의 성패를 좌우할 가늠자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취소로 이어진 1호 혁신안 외에는 아직 제대로 받아들여진 게 없다. 특히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결단' 요구에 솔선수범해야 할 지도부부터 기득권 포기를 주저하니 누구도 당을 위해 희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 위원장이 "일주일의 시간을 주겠다"며 불출마·험지 출마를 최후통첩한 가운데 김기현 대표는 24일 의정보고회를 위해 울산으로 내려가면서 "울산은 내 지역구고, 내 고향인데, 울산 가는 게 왜 화제가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의 동력이 약화되고 총선을 지휘할 김기현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국민의힘이 23일 공석인 최고위원 자리에 경북 경주 출신의 김석기 의원을 선출한 것도 쇄신의 한계를 보여준다. 선거에 패배한 뒤 "변화와 혁신으로 당 정체성을 개선하고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으로 전진 배치하겠다"고 공언한 게 당 지도부다. 그런데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와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이만희 사무총장(경북 영천·청도) 등 당의 3대 요직에 이어 또다시 영남 출신 인사가 지도부에 입성한 것이다. 전국 정당을 지향하는 게 맞느냐는 물음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간다면 국민의힘 혁신이 흐지부지될 공산이 작지 않다. 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처럼 "실패한 1인 예능쇼"로 끝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의 충격 속에서 변화와 쇄신의 방향을 고민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거기서 수도권 2030과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릴 해답을 찾아야 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3일 인 위원장에게 "중진들과 윤핵관들이 시간을 끈다면 논개처럼 다 끌어안아 버려라"라고 주문했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혁신은 총선의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민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정당은 늘 혹독한 심판에 직면했다는 점을 여당 지도부와 주류 핵심세력은 엄중히 인식하고 대승적 결단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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