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후판의 습격…"철강업계, 가격도 못 올린다"

이다솜 기자 2023. 11. 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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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올 하반기 후판 가격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저렴한 수입산 후판이 늘고 있어, 철강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오히려 낮춰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선업계는 저렴한 수입산 대신 높은 가격의 국내 철강사 후판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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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 마무리단계
저렴한 中·日 후판 급증…국산 가격 하락 불가피
원가 상승에 진퇴양난…협상 장기화 가능성
[서울=뉴시스] 동국제강의 정품 후판 정척재. (사진=동국제강 제공) 2023.1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올 하반기 후판 가격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저렴한 수입산 후판이 늘고 있어, 철강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오히려 낮춰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후판 가격 협상은 1년동안 상·하반기로 나눠 2번 진행하는데 통상 2~3개월 안에 마무리된다. 그러나 올해 협상은 양측의 입장차가 커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협상에서 올 상반기 톤당 100만원 수준이었던 후판 가격이 톤당 90만원 중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

철강사들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과 전력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과 일본산 후판이 수입이 늘면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10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92만톤으로 전년 동기(64만톤) 대비 43.7% 증가했다.

중국산 후판은 일부 계약이 톤당 70만원 후반에 유입되는 등 국내산 후판 대비 수십만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산 후판 역시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저렴한 수입산 대신 높은 가격의 국내 철강사 후판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국내 철강사들이 후판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지난 2016년 조선업 불황 당시 후판 사업 적자에도 '고통분담'을 위해 가격을 동결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후판 가격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과 상호협력 관계까지 고려할 때 무조건 가격만 저렴하다고 수입산 후판을 쓰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후판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격 인하폭을 놓고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협상이 6개월 이상 지난 만큼 입장차가 워낙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소비심리 둔화로 철강재 소비가 줄면서 철강사들이 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협상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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