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연말인사 마무리···성과주의·세대교체로 ‘구광모 체제’ 강화
부회장단 2인 체제 개편…구광모 체제 강화
LG전자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이 유임됐다. LG전자를 마지막으로 올 연말 인사를 매듭지은 LG그룹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부회장단을 2인 체제로 개편하면서, 취임 5주년을 맞은 구광모 회장 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24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박형세 HE사업본부장과 정대화 생산기술원장 2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석우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 이충환 TV사업운영센터장 등 5명이 승진해 부사장에 올랐다.
조주완 현 사장은 직함을 유지한다. 앞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퇴임했다.
2021년 취임한 조 사장은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 온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83조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으며 최근 3분기에도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선방했다. 회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고, 계약 단위가 큰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늘리면서 경기침체 와중에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권영수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조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이 돌았으나 이뤄지지는 않았다.
구광모 그룹 회장이 2018년 취임할 당시 6인 체제였던 부회장단은 이제 권봉석 부회장과 신학철 부회장의 2인 체제로 축소됐다.
LG그룹이 과거 구본무 선대 회장의 색깔을 지우고 인적 쇄신을 통해 ‘구광모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1년 넘게 적자를 이어온 LG디스플레이의 수장을 정호영 사장에서 정철동 전 LG이노텍 사장으로 교체하는 인사로 ‘성과주의’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젊은 피’도 대거 수혈됐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와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각각 1969년, 1970년생다. 아울러 전체 임원 인사 가운데 1980년대생이 5명을 차지하는 등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손남서 LG생활건강 상무다.
LG그룹은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선임된 경영진들은 구본무 선대회장 재임 당시 임원으로 발탁된 이후 구광모 대표 체제에서도 중책을 맡아 왔다”라며 “앞으로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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