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불안한 평화…포성 멈춘 가자지구, 인질 귀환 기다리는 이스라엘
이 인질 13명-팔 수감자 39명 1차 교환
팔 주민들 “완전 휴전 필요” 호소에도
네타냐후 “하마스 제거 계속 추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24일(현지시간) 96시간의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전쟁 발발 48일 만이다. 이에 따라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인 13명과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의 맞교환이 이뤄진다.
포성이 멈춘 가자지구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영구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향후 최소 2개월간 치열한 전투가 펼쳐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야말로 ‘짧고 불안한 평화’가 찾아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합의안이 발효된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휴전에 돌입하고 군사 활동을 중단했다. 이스라엘 항공기는 휴전이 끝나는 오는 28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4시 가자지구 북부 상공 정찰 비행을 할 수 없다. 다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북부로의 이동이 제한된다.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이스라엘 여성과 아동 인질 13명도 이날 오후 4시쯤 석방될 예정이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하마스가 인질 13명을 국제적십자사에 인계하면, 적십자사는 이들을 라파 국경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안내한다. 인질이 무사히 이스라엘로 돌아오면 4시간 뒤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이 석방될 것이라고 이집트 관리들이 전했다. 양측은 나흘간 남은 인원에 대해서도 이 같은 맞교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지금까지 약 1만5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자지구는 일시 휴전을 반기는 분위기다. 가자지구에서 옷가게를 운영했던 카림 알슈라파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포격이 없는 4일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고, 가족과 함께 난민촌에 머물렀던 무멘 레스와이시는 “다들 지쳐있다. 이번 교전 중지가 완전 휴전으로 이어지는 좋은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0세 아들 우다이를 잃은 피다 자이드는 AFP통신과 인터뷰하며 “아들이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은 ‘휴전을 기다리고 있다’였다”면서 “이젠 더는 자식들의 죽음으로 서로 애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1차 석방대상자인 13명의 명단을 피랍자 가족들에게 통보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스라엘군은 오랫동안 공포 속에서 지내다 풀려난 인질들이 돌아오는 대로 5개 병원에 분산 이송해 최선의 돌봄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21세 아들이 납치된 쉘리는 이날 이스라엘 공영 방송에 출연해 “아들이 1차 석방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면서도 “자식을 다시 만난 이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나도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화 정착은 요원하기만 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을 만나 “전쟁 목표인 ‘하마스 제거’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또한 “짧은 일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군은 최소 2개월간 치열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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