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제질서, 북핵·통일에 암운…억지력·北주민의 지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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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와 연합뉴스가 24일 공동 개최한 '2023 글로벌 통일대화'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글로벌 패권 경쟁이 북핵 해결과 통일 전망에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홀로 주도하는 일극(一極) 또는 단극(單極) 체제가 점차 약화하고 중국 등 여러 세력이 패권을 두고 다투는 다극(多極) 체제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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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와 연합뉴스가 24일 공동 개최한 '2023 글로벌 통일대화'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글로벌 패권 경쟁이 북핵 해결과 통일 전망에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홀로 주도하는 일극(一極) 또는 단극(單極) 체제가 점차 약화하고 중국 등 여러 세력이 패권을 두고 다투는 다극(多極) 체제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국제질서 개편은 북한의 핵 개발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화상 주제발표에서 "중국은 북한을 강력한 완충국으로 유지하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북한) 김씨 정권에 핵·미사일을 발전시킬 수 있는 폭넓은 여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리저췐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중 경쟁이 격화하고 중국·러시아와 북한의 협력 관계가 강화되면서 한반도 통일이라는 비전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아시아전략 센터장은 "새로운 국제질서, 즉 다극적 질서가 도래하고 있고, 그것이 좋든 싫든 직면한 현실"이라며 "중국과 지속적 협력, 러시아와 새로운 관계 발전은 북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할 우려도 제기됐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전쟁을 입지 강화의 기회로 삼아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되돌리고 일련의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북핵 해결과 통일로 가는 길이 더욱 좁아지고 북한의 위협이 확대되고 있다는 공통된 인식 가운데서 대응전략을 놓고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리 선임연구위원은 "최우선 과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잘 조율된 강력한 확장억제 메커니즘을 구축해 북한이 무력을 사용해 현 상황을 변화시키거나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분쟁을 일으킬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로닌 석좌도 "중국 등 강대국들의 수정주의적 팽창 기조로 인해 미국은 한국 등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자유와 번영을 수호하는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 교수는 "한국은 독일 통일의 사례에서처럼 북한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진전과 통일이 남북한에 모두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대한민국이 미중 양국을 모두 포용하는 전략은 쉽지 않지만 한반도를 넘어 지역 차원에서 미중 대립 관계의 부정적인 영향에 휘말리지 않도록 전략에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짚었다.
톨로라야 센터장은 "새로운 다극적 세계 질서를 고려할 때 남북 간 적대적 공존은 안정적으로 수십 년간 지속할 수 있다"며 "남북은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궁극적으로 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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