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디그의 향연... '서커스 배구'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두 명의 리베로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남자배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상대 코트를 찢을 듯한 강력한 스파이크이다. 후위에서 날아올라 강력하게 내리꽂는 스파이크는 남자배구의 꽃이라 불린다. 남자배구는 여자배구에서 볼 수 없는 빠르고 강력한 플레이가 매력적이다.
그런데 2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경기에서는 조직적이고 끈끈한 수비로 마치 서커스를 방불케하는 랠리로 배구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삼성화재는 요스바니가 양 팀 최다 29점을 김정호가 14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0(25-18 25-23 28-26)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반면 우리카드는 마테이가 20점, 김지한이 14점으로 분전했지만, 공.수 모든 면에서 삼성화재의 우위였다.
이날 경기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양 팀 공격수들은 시원시원한 공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진짜 볼거리는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던지면 받아내는 양 팀 리베로들의 서커스 같은 디그였다.
먼저 보여준 건 우리카드 리베로 오재성이었다.
1세트 5-13으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우리카드 한성정이 스파이크 서브를 넣었고 김정호가 안정적인 리시브로 받아냈다. 노재욱 세터는 김정호에게 토스했고 김정호는 연타 공격을 했다. 하지만 김지한이 몸을 날려 살려냈고 마테이가 후위 공격으로 반격했다. 그런데 블로킹하던 에디의 머리를 맏고 유효 블로킹이 됐고 그 공을 김정호가 스파이크를 강타했다. 마테이가 몸을 날려 수비하려 했지만 손에 맞은 공은 A보드 뒤편 관중석 쪽으로 날아갔다.
이렇게 긴 랠리가 끝이 나는 거 같았다. 하지만 이때 우리카드 오재성이 마치 서커스를 보는 듯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오재성이 A보드를 뛰어넘어 관중석 앞에서 공을 살려낸 것이다. 삼성화재 홈 팬들은 상대팀이지만 오재성의 놀라운 수비에 탄성을 자아내며 박수를 보냈다.
삼성화재 리베로 이상욱도 오재성 못지않는 디그를 보여줬다. 3세트 18-19로 역전 당한 삼성화재는 이때부터 이상욱 쇼타임이 시작됐다. 우리카드의 파상공세를 이상욱이 계속해서 잡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20-21 한 점 뒤진 상황에서 마테이와 한성정의 연속 스파이크를 후위에서 넘어지며 잡아내는가 하면 세터 못지않는 환상적인 백토스로 김정호의 득점까지 만들었다. 이 득점으로 삼성화재는 승기를 잡았고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 배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양 팀 리베로의 서커스 같은 수비에 탄성을 자아내며 배구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리베로 오재성과 이상욱이 환상적인 디그로 배구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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