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 맞고도 멀쩡’...난동범 흉기에 찔린 경찰관 이마 50바늘 꿰매

오재용 기자 2023. 11. 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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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 사격 훈련 받는 경찰. /뉴스1

테이저건을 맞고도 쓰러지지 않은 흉기난동범이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24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밤 제주시 내도동에서 흉기를 들고 시민을 협박한 50대 남성 A씨를 제압하던 노형지구대 소속 B경위가 A씨가 휘두른 칼에 맞아 크게 다쳤다. A씨의 습격을 받은 B경위는 이마가 크게 찢어져 50여 바늘을 꿰맸고, 양팔 인대도 파열돼 긴급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당시 A씨는 주거지 인근 노상에서 흉기를 든 채 시민을 ‘죽여버린다’고 협박한 뒤 집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A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3발이나 쐈지만 A씨가 입고 있던 누빔 외투를 뚫지 못해 제압에 실패했다. 일반적인 패딩이나 가죽점퍼처럼 두꺼운 외투가 아니었지만 테이저건 전기침이 제대로 꽂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이저건을 허벅지 등 하체에 격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당시 A씨가 온몸을 심하게 움직여 조준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테이저건에서 나온 전기침 2개가 모두 피부에 맞아야 효과가 있는 만큼 움직임이 많은 다리에 정확히 테이저건을 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당시 실탄 사격도 고려했으나 야간이라 조준이 어려웠고, 주택 안에 고령의 노모가 있어 실제 사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찰관을 습격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간 A씨는 특공대 등 30여 명의 경찰이 출동하자 창문으로 뛰쳐나와 100m가량 도주하다가 결국 체포됐다.

경찰이 쓰는 테이저건은 맞는 순간 5만 볼트의 강한 전류가 흘러 순간적으로 근육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패딩과 가죽점퍼를 뚫지 못해 겨울이면 사실상 무용지물 신세가 된다.

경찰 관계자는 “테이저건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피의자 바로 옆으로 다가가 피부에 직접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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