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ESG 관심 시들해졌다고?…"경영활동 기준 될 것"

김창현 기자 2023. 11. 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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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가 투자 결정을 하는 데 있어 ESG를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차장은 "상품공급자로서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한 투자가 더 나은 수익률을 창출한다는 근거를 제시해줘야 한다"며 "탄소 배출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향후 수년 내 ESG 관련 위험이 시장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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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비즈니스위크 2023] 손미지 신한자산운용 ESG전략팀 차장
손미지 신한자산운용 ESG 전략팀 차장이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2023에서 ESG 생태계에서 자산운용사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자산운용사가 투자 결정을 하는 데 있어 ESG를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 워싱(Green Washing)에 대한 우려로 ESG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할 수는 있으나 기후 위기관리, 지배 구조 개선 등 ESG의 핵심 가치는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 셋째 날 손미지 신한자산운용 ESG 전략팀 차장은 "ESG 생태계에서 자산운용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손 차장은 "상품공급자로서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한 투자가 더 나은 수익률을 창출한다는 근거를 제시해줘야 한다"며 "탄소 배출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향후 수년 내 ESG 관련 위험이 시장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자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ESG 관련 현황과 진행 상황에 대해 과대 포장할 우려가 있고,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만한 도구도 제한적인 게 현실"이라며 "2021년 기준 국내 상장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은 전체 상장 기업 중 3% 미만이라는 점에서 국내 ESG 공시 수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빠른 속도로 양적 성장해 왔던 과거와 비교할 때 ESG 시장의 속도가 둔화한 건 사실이나 방향성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게 손 차장의 주장이다. 그는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순유입은 137억 달러로 줄었으나 고물가와 고금리로 전체 펀드 시장이 순유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하다"며 "올해 국내 ESG 펀드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2차전지 등 친환경 테마 펀드가 대폭 출시된 것과 비교할 때 둔화했다"고 밝혔다.

손 차장은 "2019년에만 해도 ESG 요소가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비율이 50% 정도에 그쳤으나 2021년 70%로 상승했다"며 "자산운용사가 투자할 때 ESG는 결정적 요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블랙록 등 월가에서 반 ESG 바람이 부는 것은 오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블랙록 회장이 ESG 용어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ESG라는 용어 자체가 극단적 정치인들로부터 정치 무기화됐다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현재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전략의 40%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있고, 향후 10년 내 비중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도 향후 ESG가 경영활동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데 전체 응답자의 2/3가 동의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ESG에서 거버넌스에 해당하는 주주 관여 활동의 경우 아직 걸음마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 차장은 "과거 국내에서 주주 관여 활동은 외국계 헤지펀드가 주도하는 행동주의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3년간 개인주주의 주주제안도 많이 증가했고, 2022년 국민연금도 반대 의결권 행사 비중이 23.4%를 기록했다"며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지침 개정을 진행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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