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시간 꼭 잘 필요 없다"… 꿀잠도 '양보단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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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가 싹 풀리는 '꿀잠'을 위해 반드시 하루 7~8시간의 수면 시간을 지켜야하는 건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절대적인 수면시간보다는 언제 잠들고 언제 일어나느냐가 좋은 수면을 결정짓는다는 설명이다.
주활동 시간대에 따른 개인의 생체리듬과 수면압력을 분석하면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야 가장 높은 집중력을 보일 수 있는지, 잠을 7~8시간 자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로감을 덜 느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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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가 싹 풀리는 '꿀잠'을 위해 반드시 하루 7~8시간의 수면 시간을 지켜야하는 건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절대적인 수면시간보다는 언제 잠들고 언제 일어나느냐가 좋은 수면을 결정짓는다는 설명이다.
김재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는 "생명과학자들이 알아낸 지식을 수학의 언어로 번역해서 컴퓨터에게 알려준다"며 수학과 생명과학을 결합한 수리생물학 연구를 소개했다.
건강을 좌우하는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수면의 질'은 연구단의 주요 연구 주제다. 그는 "지난 10년 간 어떻게 하면 잘 자고, 어떻게 하면 잘 깰 수 있는지 연구했다"며 생체리듬과 수면압력을 고려한 수면 시간 설정에 대해 역설했다.
가장 좋은 '수면 타이밍'은 생체리듬과 수면압력이 동시에 겹치는 시간대다. 수면압력은 일종의 누적 피로도다. 잠에서 깬 후 내내 증가하다가 일정 수치를 넘으면 잠을 자게 된다.
생체리듬은 24시간을 주기로 돌아간다. 새벽 4시 30분에는 최저 체온을 기록하고 오전 7시 30분 쯤에는 수면에 영향을 주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정지된다. 오전 10시에 가장 높은 집중력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
주활동 시간대에 따른 개인의 생체리듬과 수면압력을 분석하면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야 가장 높은 집중력을 보일 수 있는지, 잠을 7~8시간 자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로감을 덜 느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확률적으로 수면의 질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수리적 분석은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 김 CI 연구팀은 지난 2022년 12월 고영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는 오후에 항암치료를 받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이 서울대 병원에서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 치료를 받는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오전에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 확률이 오후에 치료받은 환자보다 12.5배 높았다. 이 같은 확률은 여성 환자에게만 해당됐다.
연구팀은 최근 그 원인을 찾았다. 백혈구를 생산하는 골수는 오전에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오후에는 활동을 줄인다. 골수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전시간 독성이 강한 항암제가 들어가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부작용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항암제 투여량이 줄어들며, 이에 따라 생존률 차이가 발생했다. 왜 여성 환자의 골수에서만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는지는 미지수다.
의생명 수학 그룹은 이처럼 인간의 생체리듬을 고려할 때 어떤 치료나 약물이 낼 것으로 기대되는 효과를 확률적으로 분석한다. 김 교수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성별의 생물학적 특성을 반영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여성과 남성의 몸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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