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 방화·살인' 40대, 1심 무기징역…유족 "납득 어려워"

서울남부지법은 24일 70대 이웃을 살해하고 불을 지른 정모(4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간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던 피해자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같은 건물에 사는 70대 독거노인을 살해하고 불을 지른 정모(40) 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사형 선고를 호소했던 피해자 유가족은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심정을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당우증 부장판사)는 24일 살인·현주건조물방화·야간주거침입절도 미수·사체손괴·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에 이른 중대성이 큰 사건"이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정씨에 대한 등록 정보를 10년간 공개 고지할 것과 아동·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제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했다.

재판부는 "살인 이후에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벌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점, 피고인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고 도울 사람이 없어 피해회복을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에 주도면밀하게 사전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70대이신 연약하고 연로한 어머니는 무참히 잔혹하게 치욕스럽게 고통 속에서 살인자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며 "사형이 선고돼야 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그간 재판부에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해왔다.

서울 양천구의 다세대주택에서 이웃을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정모(40)씨에게 법원이 24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뉴시스

유족은 "이번 판결은 국민들의 법감정과 너무나 동 떨어졌다"며 "살인자의 사정을 양형 사유로 감안한 판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항소하길 바라고 있고 항소심에서는 사형이 선고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검찰은 향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씨는 지난 6월14일 오후 9시43분께 신월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70대 A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범행 이후 A씨 지갑을 열었으나 현금이 없어 절도는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정씨에게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는 것이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라며 사형과 신상정보 공개 및 추적 전자장치 부착, 보호 관찰 명령을 구형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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