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상생 위한 데이터 분석이 핵심...비용 절감도”

김가연 기자 2023. 11. 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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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들이 한 유통 플랫폼에 종속돼 납품업체로 전락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 수수료 등의 문제로 독점 유통사에 들어갈 수 없는 작은 기업들도 자유롭게 유통망을 이용해 소비자를 만날 수 있길 기원하는 마음이다.”(이준성 파스토 최고마케팅책임자)

지난 23일 '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엑스포'에서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BU 마케팅 부문장이 발언하고 있다./김가연 기자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앤엑스포‘ 컨퍼런스 세 번째 세션은 ‘데이터 유통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세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유통산업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고객과 상생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앤엑스포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한국푸드테크협의회가 대한상공회의소,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서울대 푸드테크센터, 코엑스 등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행사다. 이곳에서는 58명의 연사가 참여하는 컨퍼런스와 180개의 푸드테크 기업 전시부스를 볼 수 있다.

이 세션에서 김종선 CJ프레시웨이 부사장은 “급식·외식 사업도 고객의 수요에 맞춰 새로운 메뉴를 내거나 식당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개발이 꾸준히 필요하다”며 “빠르게 변하는 고객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기업이 독자적인 역량으로 쫓아가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 외부로부터 특정 기술과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뜻한다.

김 부사장은 “유통사와 디지털 플랫폼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유통사인 CJ프레시웨이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플랫폼사는 고객접점을 늘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도 트렌드에 앞장서 고객들이 원하는 먹거리 신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BU 마케팅 부문장은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 합성어로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 의미) 언어라는 이모지를 개발해 상품과 매장에 적용했다”며 “전주에 주류 특화형 점포를 열어 ‘위런(위스키 오픈런)’을 전개해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준성 파스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한 순간부터 배송될 때까지 모든 물류 사업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네이버 판매자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으로 박스 사이즈 선정, 판매 예측 등을 판단해 판매자·소비자가 최소의 비용이 발생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앤엑스포‘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유통 솔루션’을 주제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김가연 기자

연사들은 ▲이승창 한국항공대 명예교수(전 한국유통학회 회장)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한국소비자학회 부회장)와 고객 데이터 활용과 유통의 미래에 대해 토의를 이어갔다.

김 부사장은 아직 고객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AI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통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트렌드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 모은 데이터를 고객에게 어떻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CMO는 “판매자가 시킨 냉동새우 박스에 냉매제를 몇 팩 넣을 것이냐도 도착지 거리를 분석해 결정한다”면서 “이런 데이터를 계속 모으면 하나에 700원인 냉매제가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지 않아 소비자·판매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을 거부하는 잘파세대(Z+Alpha Generation)에 대한 데이터 활용 문제도 화두로 올랐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에 출생한 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α)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이상기후 등 복합위기(Polycrisis) 시대를 맞아 유통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소비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승창 한국항공대 교수는 “잘파세대는 알고리즘이나 광고에 속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제시하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빠르게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경영 숙명여대 교수는 “잘파세대가 스스로 주도해 선택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긴 하지만 이들도 알고리즘을 통해 의사선택을 하게 된다”면서 “소비자인 잘파세대와 사업자가 서로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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