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색하면 ‘제휴 언론사’ 기사부터…민주 “포털 다음, 윤석열 정부에 휘둘리나”
이용자가 직접 ‘전체 언론사’로 설정 바꿀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용자 ‘선택권 통제’… 정부에 휘둘리는 거라면 질타 피하기 어려울 것”
뉴스 검색 결과 화면 기본 설정을 기존 ‘전체 언론사’에서 ‘콘텐츠 제휴 언론사(Content partner·CP)’로 바꾼 포털사이트 다음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과 언론의 소통을 통제하려는 윤석열 정부에 휘둘리고 있느냐”고 따졌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3일 서면브리핑에서 “포털 다음이 뉴스 검색 결과의 기본값을 전체 언론사에서 뉴스 제휴 언론사로 변경했다”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 5월 ‘다음 뉴스 보기’ 탭을 누르면 전체 언론사와 CP를 구분해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하더니, 6개월 만에 사용자 모르게 검색 기본값을 ‘뉴스 제휴 언론사’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24일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다음은 지난 22일부터 검색 결과의 기본값을 기존 전체 언론사에서 CP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뉴스 검색 설정 기능 개선 사항을 공지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올해 5월24일 전체 언론사와 CP를 구분해 검색 결과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던 다음은 6개월 만에 검색에 CP 기사만 띄우는 것으로 기본 설정을 바꿨다.
다음도 할 말은 있다. 사측은 “CP사의 기사 소비량이 전체 언론사 대비 22%p(포인트) 더 높았고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추세”라며, CP 기사 보기를 선택한 이용자 비율이 ‘전체 언론사 기사 보기’ 대비 95.6%의 비율로 높아 CP 설정을 유지하려는 이용자의 수요가 확인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CP의 기사를 보는 이용자가 훨씬 많다며 그들의 수요에 맞춘 공급이라는 취지다.
물론 이 같은 변경에도 이용자가 원한다면 뉴스 검색 시에 전체 언론사의 검색 결과가 나오도록 기본값을 바꿀 수는 있다. ‘이재명 대표’ 기사 검색 결과 화면에서 ‘뉴스 제휴 언론사 검색결과’로 나오는 기본값을 ‘뉴스 검색 설정’ 아이콘을 눌러 ‘전체’로 바꾸면 CP가 아닌 언론사들 기사도 모두 화면에 뜬다는 말이다. 아울러 변경된 설정값은 웹브라우저를 껐다가 켜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정책 변경에 중소 인터넷 언론사들은 “CP사를 제외한 뉴스 검색 제휴 매체의 기사 검색·노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폐쇄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도 올해 8월29일 ‘모바일 메인 언론사’, ‘PC 메인 언론사’ 기사들만 따로 볼 수 있는 검색 옵션 기능을 도입했지만, 현재까지 기본 설정 자체는 전체 언론사로 돼 있다. 네이버는 기본 설정을 전체 언론사에서 CP사로 바꾸는 계획은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변인은 “다음은 ‘이용자의 선택권 강화’라고 하지만 뉴스 제휴를 하지 않은 언론사 배제는 선택권 강화로 볼 수 없다”며 “서비스 개편을 하면 테스트 기간이나 공지로 사용자에게 알리는 게 정상인데, 다음은 기본 절차도 생략하고 사용자도 모르게 값을 변경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설정 변경으로 ‘전체 언론사’로 조정 가능하다고 하지만 과연 이를 알고 실행하는 이용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이용자의 ‘선택권 차단’ 혹은 ‘선택권 통제’가 아닌지 우려된다고도 했다. 계속해서 “다음이 창업자에 대한 수사에 압박을 느끼고, 정부의 의향에 맞춰 바꾼 것이냐”며, “다음이 언론의 국민과의 소통을 막고 통제하려는 윤석열 정부와 이동관 방통위에 휘둘리는 것이라면 국민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다음카카오의 행태는 뉴스 이용자의 ‘보편적 서비스’ 이용에 중대한 제약을 가져온 뉴스 검열 쿠데타나 다름없다”며 기본값을 ‘전체 언론사’로 되돌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협회는 “다음카카오의 자체적인 뉴스검색 결과 축소는 비판 언론의 노출을 줄이려는 권력의 이익과 부합한다”며, “권력과 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한국 검색서비스사업자의 추악한 민낯의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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