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스마트폰 감옥'과 앱으로 개선해요"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잠깐이라도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과업에 집중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스마트폰 중독은 현대인의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이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중 40%는 과의존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라쿠룸의 박동희 대표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 팔을 걷어붙인 소상공인이다. 박 대표를 만나 스마트폰 중독 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명이 독특한데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우리 사명인 미라쿠룸을 알파벳으로 쓰면 'miraculum'입니다. 미라클(miracle)의 어원으로, 라틴어로는 기적, 신기한 일 등을 의미해요.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에 기적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좋겠다는 바람을 사명에 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업을 하셨나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는 물론 다양한 서비스가 발전하며 현대인들은 점점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어요. 이는 알코올이나 도박, 게임에 빠지는 기전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요소는 신경호르몬의 일종인 도파민을 분비시켜요. 도파민이 기분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계속해서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유도하는 거죠. 스마트폰 중독도 같은 원리입니다. 특히 릴스나 쇼츠같은 숏폼 콘텐츠가 발전하며 문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어요. 짧고 빠른 간격으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고, 계속해서 시청하게 만들어 중독을 심화시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저조차도 릴스나 쇼츠를 시청하다 보면 손가락을 멈출 수 없을 정도니까요. 마치 음식을 앞에 두고 참지 못해 과식을 한 뒤 후회하는 모습과 같은 메커니즘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개인의 자유의지에만 맡겨선 해결이 어렵다고 봤고, 누군가 곁에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 및 사회가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인지하는 게 우선입니다. 알게 모르게 스마트폰에 중독되고 일상에까지 지장을 주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게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조차 없으면 해결할 이유도 사라지니까요. 또, 스마트폰 중독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쓰는 앱 중 상당수는 속칭 '중독 기계'를 목적으로 만들어져요. 메타나 구글 같은 글로벌 IT 기업에 인지심리학자, 뇌과학자와 같은 전문가들이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명확합니다. 다만 '중독'이 아닌 '트래픽'으로 표현할 뿐이죠. 스마트폰이 나쁘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에요.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을 통해 정보와 재미도 얻을 수 있고, 잘만 활용하면 매우 유용한 기기입니다.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장단점을 분별해 각자의 삶에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창업 동기는 무엇인가요?
"예전부터도 스마트폰 중독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아이를 달래거나 주의를 끌어야 할 때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보여주게 됐어요.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니 스마트폰 중독이 큰 문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은 생물학적으로 전두엽 발달이 늦어지고 자기 통제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전두엽은 인간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뇌 기관인데, 보통 10대 후반이 돼야 모두 발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관에 문제가 생기니 아이들의 자제력과 통제력이 떨어지게 되고, 스마트폰 중독에 더욱 빠지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거죠. 다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돌아와, 이러한 정보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물론, 이 문제로 고통받지만 주위에서 아무런 관심을 주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포커스온미(Focus On Me)라는 브랜드로 앱과 디바이스를 출시했습니다. 포커스온미 앱은 집중하고 싶을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목적(공부, 일, 휴식 등)을 선택하고 시간을 맞추면 실행이 되는데요. 설정한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다른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서비스입니다. 디바이스 제품인 포커스룸은 앱을 보완하기 위한 제품입니다. 실물 스마트폰을 넣고 원하는 시간 동안 잠글 수 있는 장치입니다. 한 마디로 핸드폰 감옥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앱의 경우 사용자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앱을 강제로 종료하고 딴짓을 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거든요. 실제로 포커스룸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유혹을 뿌리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해요. 저도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고요."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개발에 몰두하다 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고 난 뒤에 실제로 사용자가 생기고, 누군가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과 동시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요?
"B2C를 기본으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교육과 컨설팅까지 확장해 B2G 교육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교육현장에서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를 알리고, 실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겐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어떤 기업가가 되고 싶은가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가가 되고 싶어요. 어느 정도 성공한 뒤엔 제 경험을 사회에 나눠 제가 해온 실수를 누군가는 반복하지 않게 돕고 싶고요. 기업가 중 제 롤모델은 스노우폭스의 김승호 회장입니다. 그런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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