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자금으로 모회사 주가 조작…저축은행 前 대표 집행유예

저축은행 자금으로 코스피 상장 모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대구의 모 저축은행 전직 대표이사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범행에 가담한 직원 2명도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길)는 2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모 저축은행 전 대표이사 A(56) 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표이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범죄 행위를 주도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구속돼 구금 생활을 하며 반성의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지시에 따라 직접 주식을 매수한 전직 감사 B(60) 씨와 전직 부장 C(41)씨 등 2명에 대해선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개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개월을 선고했다.

또 각각 벌금 500만 원과 1천만 원을 선고하고 C 씨에게 20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시세 조정 행위는 건전한 자본시장 질서를 저해했지만 이 행위로 주식 급락 등 현상이 보이지 않았고 심각한 시장 교란이나 손해는 없었던 점, 개인적으로 차익을 실현해 이익을 취득한 기록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기소된 주식회사 모 저축은행은 공소시효 완성 이후 소가 제기돼 면소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 2018년 3~7월 모 저축은행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담보로 제공한 저축은행의 모회사인 D 엔지니어링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반대매매 방지를 위해 시세를 조종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에 저축은행 자금 약 19억 원으로 총 223회에 걸쳐 고가매수 등을 통해 모회사의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이들은 장 마감이 임박한 시간대인 오후 3시에서 3시 30분 사이에 주식을 집중 매수해 종가를 반대매매 기준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활용해 모회사의 주가를 상승 또는 고정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시세조종을 위해 매수한 모회사의 주가는 계속 하락했고 결국 하락분은 저축은행의 투자 손실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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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권소영 기자 notol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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