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 그룹사 덩치 불린 오너는 최태원·정의선·이재용… LG·롯데는 시총 위축

전준범 기자 2023. 11.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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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우리나라 5대 그룹(삼성·LG·SK·현대차·롯데) 중 작년 말 대비 상장사 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SK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덕을 봤다. 수출 버팀목으로 떠오른 자동차를 보유한 현대차 그룹과 반도체 대장주를 가진 삼성 그룹도 주가가 오르며 시총이 불어났다. 반면 LG와 롯데 그룹 시총은 역주행했다.

그래픽=손민균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SK 그룹사의 시총 총합은 작년 12월 31일 123조7987억원에서 올해 11월 22일 종가 기준 169조4071억원으로 36.84% 늘었다. SK 그룹 뒤를 현대차 그룹(22.50%)과 삼성 그룹(19.02%)이 따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 시총은 97조6379억원에서 119조6068억원, 삼성 시총은 516조8200억원에서 615조1315억원으로 증가했다.

SK 그룹 시총 증가에 기여한 일등공신은 SK하이닉스다. 이 회사 시총은 지난해 말 54조6002억원에서 이달 22일 95조5867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에 주가는 7만5000원에서 13만1300원으로 올랐다. 억눌렸던 반도체 산업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도 우리나라 수출과 내수 경제가 모두 반등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2800(2024년 12월 기준)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주가 실적보다 2개 분기가량 앞서 거래되는 경향을 고려할 때 정점까지는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며 “반도체 영업이익은 2024~2025년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시총 증가율이 79.58%에 달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말 9만5500원에서 현재 17만1500원으로 약 2배 치솟았다. 최근 KT 보은투자 의혹으로 검찰이 서정식 대표이사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악재가 생겼지만, 주가 흐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회사 덩치 탓에 시총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올해 현대차 그룹 실적을 주도한 건 맏형 현대차와 기아다.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전기차를 앞세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대신 수출 주도 업종 역할을 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상장사 중 누적 영업이익(별도 기준) 1·2위 기업은 기아(4조9646억원)와 현대차(4조3737억원)다.

삼성 그룹 시총 증가는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에스디에스 등이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올해 시총이 9조5175억원에서 11조3281억원으로 불었다.

SK·현대차·삼성과 달리 LG와 롯데 그룹은 올해 덩치를 키우는 데 실패했다. 이 중 LG 그룹 시총은 올해 3.27% 줄었다. 대표주 LG전자 주가가 작년 말 8만6500원에서 현재 10만원을 돌파하며 선방하고 있으나, LG생활건강 붕괴의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LG화학 시총이 16% 역주행(42조3554억원→35조5785억원)한 영향도 컸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주가가 2년 전만 해도 180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기업이다. 그러나 지금은 34만4500원(2023년 11월 23일 종가)까지 주저앉았다. 한때 승승장구했던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밀려난 탓이다.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2.4% 감소한 1285억원이다. 이 회사는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처음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그룹 시총은 9.14% 감소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과 중국 경기 부진이 롯데지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롯데 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를 일제히 흔들었다. 롯데정보통신, 롯데웰푸드, 롯데정밀화학 주가가 그나마 살아나며 체면을 지켰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를 둘러싼 내년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급반등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시클리컬·유틸리티 업종을 중심으로 내년 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이익 확정치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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