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 HMM 매각 우협 선정 '3가지' 포인트[주간 '딜'리버리]

2023. 11. 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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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도하는 HMM 경영권 매각전에서 동원과 하림이 본입찰에 응했다.

HMM의 경우 KDB산업은행이 주도한 기업구조조정 가운데 손꼽히는 성공 사례다.

예정대로 HMM 매각이 이뤄지면 KDB산업은행은 지원금을 초과하는 회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하림과 동원 모두 HMM 인수 이후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와 계획을 앞세워 매도자를 설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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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하림 본입찰 참여
입찰가 6조4000억원 안팎 대동소이
재무안정성 유지 능력 입증 필수
중장기 발전가능성 보여줄 '시너지'

[헤럴드경제=김성미·심아란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도하는 HMM 경영권 매각전에서 동원과 하림이 본입찰에 응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을 높이는 3가지 요인으로 가격, 재무안정성, 사업시너지가 지목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도자 측은 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전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동원과 하림 2곳이 참여했다. 동원의 경우 지주회사 동원산업이 지분 100%를 소유한 동원로엑스(육상 물류)를 인수 주체로 설정했다. 하림지주는 과반 지분을 보유 중인 팬오션(벌크선사)을 앞세우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았다.

▶가격 눈높이 6조원대, 잔여 영구채 협상 관건=입찰자 두 곳 모두 매도자 눈높이에 맞는 가격을 써내면서 유효 경쟁은 성립됐다. 입찰가격은 6조3000억~6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외부 자금 조달에 적극성을 보였던 하림이 동원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으나 대동소이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KDB산업은행 측의 희망 매각가는 HMM 시가를 반영한 6조원대 초반에서 언급된다. 매각 대상인 HMM 보통주 57.9%와 최근 1개월 종가를 대입한 시장가치는 6조1812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도자가 HMM 매각 이후에도 액면금액 1조6800억원에 달하는 미상환 영구채를 보유하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거래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은 이유로도 꼽힌다.

해당 영구채의 보통주 전환을 가정한 시장가격은 5조원을 훌쩍 넘고 있다. 그만큼 매도자 측이 영구채 원리금만 상환 받을 가능성은 낮다.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HMM 지분 약 33%를 확보한다. 이는 HMM 새 주인의 예상 주식 소유 비율 39%와 6%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 결국 잔여 영구채의 처리 방법 역시 이번 협상에서 중요할 전망이다.

▶기업구조조정 성공 사례, 재무안정성 입증 필수=본입찰의 첫 관문인 가격 문턱을 넘어선 만큼 거래 성사 가능성에는 한발 다가섰다. KDB산업은행 측은 재무안정성을 핵심 평가 잣대로 입찰자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HMM의 경우 KDB산업은행이 주도한 기업구조조정 가운데 손꼽히는 성공 사례다.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HMM에 7조원 규모 공적 자금을 지원해 10년 만에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선대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기반을 만들었으며 세계 3대 해운 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며 노선, 서비스 네트워크 역시 확보했다. 예정대로 HMM 매각이 이뤄지면 KDB산업은행은 지원금을 초과하는 회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HMM을 민영화로 전환하는 시점에 새 주인의 재무안정성은 더없이 중요한 상황이다. 과거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자금 압박에 알짜 자산을 정리하고 3년 만에 KDB산업은행에 재매각했던 사례가 있다. 이번 M&A를 앞두고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HMM 새 주인과 주주 간 계약을 통해 회사 자산을 사적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림과 동원 모두 HMM 인수 이후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와 계획을 앞세워 매도자를 설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양사 모두 자기자본 투자 비율을 높여 거래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산 효율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 타인자본 조달 등 여러 선택지를 고려해 인수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하림, 국내 대표 국적선사 vs 동원, 종합 물류 기업=재무적투자자(FI)와의 맞손 등 자금력을 총동원한 하림그룹은 국내 대표 국적 선사로서 도약한다는 인수 후 시너지도 강조하고 있다. 하림은 그룹 내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다. HMM은 지난 2016년 경영난을 겪으며 벌크선사업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한 바 있다. 현재 HMM 매출의 80%이상이 컨테이너 운송임에 따라 HMM이 하림 품에 안길 경우 팬오션과 벌크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팬오션은 아시아 매출이 50%이상으로,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호주, 북미, 유럽 등에서 HMM과의 영업 강화가 기대된다.

동원그룹은 HMM을 인수해 육상과 해상을 잇는 종합 물류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원양어업으로 사세를 키운 동원은 바다를 기반으로 한 해운업이 낯설지 않다는 점에 힘을 싣고 있다.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인수해 육상 물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동원은 동원로엑스의 물류 사업을 기반으로 항만, 해상 운송까지 사업을 확대,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특히 부산에 보유한 항만을 기반으로 해운 운송의 사업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HMM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사임에 따라 인수자가 회사를 더 성장시킬 역량이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인수자의 재무 역량은 물론 사업 시너지도 우협 선정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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