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B 최장신’ 199㎝ 샘반에텐, 선배 야스퍼스 이어 세계 최고 3쿠션 선수를 꿈꾼다
올해 27세 네덜란드 3쿠션 차세대 주자
서울3쿠션월드컵 최종예선(Q)까지 진출
베겔대회에선 자네티 정예성 등 꺾고 16강
올해 27세인 샘반에텐은 야스퍼스와 테레사로 대표되는 ‘3쿠션 강국’ 네덜란드의 기대주다. 7살 때 큐를 처음 잡았고 보크라인, 1쿠션 선수로 활동하다 2019년 3쿠션으로 종목을 바꿨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 현재는 부동산회사를 다니며 선수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상도 지켜볼 만하다. 지난 10월 네덜란드 베겔3쿠션월드컵에선 와일드카드로 출전, 32강본선서 마르코 자네티, 정예성, 타이홍치엠을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서울3쿠션월드컵에선 최종예선(Q라운드)까지 올랐다.
샘반에텐은 키가 너무 크면 당구치기 불편할 것이라는 통념에 고개를 저었다. 이전에는 큰 키 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졌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확실한 자세교정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은 완벽한 자세를 찾았다고 했다.
최근 서울3쿠션월드컵이 열린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홍보관에서 샘반에텐을 만났다. 인터뷰는 한국어-영어로 진행됐고, 파이브앤식스 클레이오가 통역을 도와줬다.
=네덜란드 당구선수이고 1996년생이다. 네덜란드 북서부지역인 알크마르 지역에 살고 있다.
△서울대회에서 어렵게 최종예선(Q)에 진출했는데 32강본선에 오르지 못해 아쉽겠다. (샘반에텐은 서울3쿠션월드컵 3차예선(PQ)에서 1승1패를 기록했으나 애버리지차 조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선 1승1패 조2위로 탈락했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쉬운 배치도 어렵게 느껴졌다. 머리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감각적인 부분이 떨어진다. 좋은 성적을 못 내 아쉽지만, 매 대회마다 값진 배움이 있어 만족한다.
△당구를 시작한 계기는.
=부모님이 카페 겸 펍을 운영하는데, 매장에 당구대가 있어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당구를 쳤다. 네덜란드에선 대부분의 카페나 펍에 당구대가 있다. 처음 큐를 잡은 건 7살 때였고, 일주일에 한 번씩 레슨받으며 8세부터 국내리그에 참가했다. 네덜란드 국내리그는 단계별로 돼 있는데, 최하위 단계는 21세 이하 이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참가할 수 있다. 주로 보크라인, 1쿠션 선수로 활동했고, 2019년 3쿠션으로 종목을 전향했다.
△키가 무척 큰데, 정확히 얼마나 되나. 그렇게 키가 크면 당구 외 다른 종목에서 더 유리할 수도 있을거 같은데.
=199㎝다. 15살까지만 해도 키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16살 때까지는 축구선수로도 뛰었는데, 별로 흥미가 없어 이후 당구만 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보다 키 큰 당구선수를 본적 있나.
=아직 못봤다. 아마 세계캐롬연맹(UMB) 선수 중에서는 제일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키가 너무 크면 당구 치기 불편하지 않나. 경기할 때 허리를 많이 숙이는데.
=네덜란드에서 나는 그리 큰 키가 아니다. 하하.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국민 평균 신장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당구대 높이가 정해져 있으니 불편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세가 틀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자세교정에 더욱 많은 노력을 쏟았고, 이제는 내개 맞는 견고한 자세를 갖추게 됐다. 물론 남이 볼 땐 자세가 불편해 보일 수 있지만 내게는 이게 최적이다. 당구도 그렇지만 다른 종목 선수들도 각자 특색에 맞는 자세를 갖고 있지 않나. 키가 크다 보니 멀리 떨어진 수구도 안정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큰키 당구치기 불편하지 않아…큐 8㎝더 길어
네덜란드 전국대회 연 5회…팀리그 200개팀 활동
=2019년까지 대학교를 다녔고, 경영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주당 20시간 정도 부동산회사에서 일하며 당구선수를 병행하고 있다.
△일과 당구를 병행하면 연습시간이 부족하겠다.
=연습을 더 하고 싶지만 아직까지 당구를 생업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선수생활과 일을 병행해서 좋은 점도 있다. 보통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리그를 뛰는데, 주말에 경기가 잘 안 풀려도 월요일에 출근해 일에 집중하면 안 좋은 기억들이 잊혀진다. 반대로 주말에 경기를 잘하면 잘 한대로 일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다. 일과 당구를 병행하는 생활이 나름 마인드컨트롤에 도움이 된다.
△10월 베겔대회 때 활약이 인상적이었는데, 3쿠션월드컵은 언제부터 출전했나. (샘반에텐은 베겔3쿠션월드컵에서 와일드카드로 본선 32강부터 출전, 자네티 정예성 타이홍치엠을 물리치고 조1위(3승)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선 김행직에게 20:50으로 패했다)
=2019년 호치민대회 때 처음 3쿠션월드컵에 출전했고, 이후 가끔씩 (대회에) 나가다 작년부터 모든 3쿠션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다. 베겔대회는 내게 너무 좋은 기억이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는데 정예성 타이홍치엠에 이어 접전 끝에 1점차(50:49)로 마르코 자네티(2위)까지 이겨 기분이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네덜란드에서 하는 대회다 보니 관중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나 보다. 물론 16강에서 김행직 선수에게 크게 졌지만 만족스런 대회였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일단 전국대회는 1년에 5번 열린다. 4번 전국대회를 치른 뒤 성적에 따라 16명이 왕중왕전을 벌인다. 특히 네덜란드는 팀리그도 활성화돼 있다. 총 200개 팀이 있는데, 팀리그 중 내가 참가하는 최상위 디비전에는 12개 팀이 홈-원정 방식으로 경기한다. 팀리그 팀에는 외국선수들도 많이 뛰는데 내 팀에는 나를 포함해 네덜란드 선수 2명, 벨기에 선수 2명, 독일과 스페인 선수 한 명씩이다. 이 중 독일 선수가 롤란드 포톰(28위)이다.
△네덜란드 국내대회 최고 성적과 국내랭킹은.
=최근에 개인전 준우승한게 최고 성적이다. 국내 랭킹은 현재 12위다. 1위는 역시 딕 야스퍼스(세계 3위)이고, 2위 장폴데브루윈(29위), 3위 제프리 요리센 순이다.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선수는? 그리고 한국 선수 중 친한 선수가 있나.
=선배인 야스퍼스는 물론, 자네티, 토브욘 브롬달(4위, 스웨덴)등 톱랭커 경기를 자주 보며 공부한다. 물론 나와 같은 팀리그 소속인 포톰 선수 경기도 좋아한다. 한국 선수 중엔 김준태(13위) 손준혁 김하은과 친하다. 지난해 서울 강남 엠블당구클럽에서 두 달 가량 머무르며 연습했는데 그때 많이 가까워졌다.
=물론이다. 같은 나라 선수다 보니 훨씬 더 많은 걸 물어보고 배울 수 있다. 특히 월드컵 기간 때 대화를 많이 한다.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정말 성심성의껏 잘 가르쳐준다.
△사용하고 있는 용품은.
=큐는 네덜란드 제품인 버팔로큐를 쓴다. 다만 내 키를 고려해 8㎝ 더 긴 커스텀큐다. 팁은 큐스코 제품을 쓴다.
△당구선수로서 본인 장점을 꼽자면.
=경기를 신중하게 하는 편이라 경기 템포와 공격속도 조절에 자신 있다. 포지션플레이도 즐겨 한다. 물론 큰 키 덕에 몸에서 먼 수구를 칠 때도 다른 선수들보다 한결 편하다.
△앞으로 목표는.
=최종적으로는 세계 최고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현실감이 떨어지니, 단기적인 목표를 자주 세운다. 매년 기량을 향상시키는게 1차 목표고, 다가오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3쿠션월드컵 때는 (와일드카드 아닌) 자력으로 본선에 올라보고 싶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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