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TL’ 개발진 “모두를 위한 MMORPG…신뢰 되찾겠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ytlim@mkinternet.com) 2023. 11. 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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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엔씨소프트 ‘TL’ 안종옥 PD, 이문섭 게임 디자인 디렉터
엔씨소프트 ‘TL’ 안종옥 PD(좌), 이문섭 게임 디자인 디렉터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MMORPG를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많은 사람이 즐기길 바라고 엔씨소프트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자 합니다. 능력에 영향을 주는 상품이 추가될 가능성도 전혀 없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쓰론앤리버티(TL)’이 오는 12월 7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지난 몇 년간 모바일게임 시장에 주력했던 엔씨소프트가 오랜만에 내놓는 PC 기반 신작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와 함께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국내 베타 테스트 이후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자동전투 시스템의 삭제, 조작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전투 방식의 변경, PvE 콘텐츠 보강과 성장 구간 개편 및 성장 속도 상향, 인스턴스 던전 도입과 모험 콘텐츠 확장, 선택적 PvP 콘텐츠 제공, 무기 조합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한 개편 등이다. 이용자와의 소통도 강화해 개발자 편지를 통한 개편 내용 공개, 지스타 시연 참가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TL’ 개발을 담당하는 안종옥 PD는 23일 가진 공동 인터뷰를 통해 “지난 5월 테스트 당시 힘들긴 했지만 테스트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분에게 사랑받고 다시 엔씨소프트의 게임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문섭 게임 디자인 디렉터도 “기대감을 표하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책임감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열심히 하겠다. 긍정적으로 보시고 한 분이라도 오시면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자 비판 수용 “확 바꿨다”…달라진 게임성 강조
‘쓰론앤리버티(TL)’
‘TL’은 엔씨소프트가 PC와 콘솔 멀티플랫폼으로 준비 중인 MMORPG다. ‘리니지’ 세계관에서 탈피를 시도했고 콘솔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5월 국내 테스트 당시 자동전투 기능과 함께 단순 사냥만 반복하는 성장 구간의 존재, 액션성이 부족한 전투 시스템 등에 이용자들의 실망감이 터져 나왔다. 엔씨소프트가 오랜만에 내놓는 PC 기반 MMORPG라는 기대와 달리 모바일에 준하는 시스템과 성장 구조가 엿보인 탓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국내와 해외에서의 의견을 반영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싹 뜯어고쳤다.

이문섭 디렉터는 “자동과 수동에서 무엇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단지 PC 버전에서 이용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가에서 ‘수동이 맞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동으로 전환하면서 조작감을 주기 위해 화면 연출이나 스킬의 순서, 연계 등을 신경 쓰면서 고도화했다”라며 “공개된 영상의 경우 잘 전달하기 위해 정적으로 연출했지만 조작 방식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고 실제 해보면 훨씬 액션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안종옥 PD도 “전투를 바꾸면서 몬스터도 이에 맞게 바꿨다”라며 “이용자의 수동 조작에 맞게 몬스터들의 행동도 따라와야 재미가 있다. 자동전투가 재도입될 가능성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TL’의 변화는 전투 시스템만이 아니다. PvE 콘텐츠의 비중을 높이고 성장 구간도 개편했다. 빠르면 나흘 정도면 최고레벨을 달성할 정도라고 한다. 하루 2~3시간 정도 즐기는 이용자도 3주에서 4주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게임 전반에서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이는 ‘TL’이 추구하는 ‘모두의 MMORPG’와도 일맥상통한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이용자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MMORPG를 표방한다. 실제 전투의 재미를 높이면서도 특정 이용자층만 소구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이 디렉터는 “조작이 너무 정교하게 되면 이용자가 더 계층화되고 이걸 ‘할 수 있네, 못 하네’하며 편 가르기가 될 수도 있다”라며 “협력이나 의사소통하며 공략하는 재미는 주면서도 복잡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PvP 콘텐츠의 선택권을 부여한 것도 마찬가지다. PvP 콘텐츠를 유지하면서도 강제하지는 않고 PvE만으로도 최고 레벨 달성과 장비 획득 등의 재미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좀 더 효율적인 성장을 원하거나 경쟁을 통해 성취감을 얻으려는 이용자들은 PvP를 즐기고 이를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는 PvE 콘텐츠 중심으로 게임을 즐기게 된다.

이에 걸맞게 성장 구간도 전반적인 개편을 통해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며 최고 레벨까지 다다를 수 있으며 현재까지 공개된 스킬도 레벨업 등 게임 콘텐츠 플레이의 결과로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한 기능인 영웅 변신도 마찬가지로 메인 콘텐츠를 따라가면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유료 상품 설계도 다르다. 야성 변신이라는 기능이 존재하지만 무료와 유료의 차이가 없고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투의 재미를 주는 요소일 뿐이다.

안 PD는 “능력에 영향을 주는 BM은 전혀 없다. 초심을 끝까지 지키고 추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PvE 비중 높이고 PvP 선택권 부여…“콘텐츠 제약 없애”
엔씨소프트 ‘TL’ 안종옥 PD, 이문섭 게임 디자인 디렉터
여기에 초반부터 다양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테스트 당시 주요 능력치 탓에 자유로운 조합이 어려웠던 무기 조합도 이용자 성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능력이 오르고 어떤 무기를 장착해도 공격력이 상승하도록 개선했다.

모두에게 개방된 심리스 던전에 더해 여타 MMORPG에서 볼 수 있는 인스턴스 던전도 추가해 다양성을 마련했다. 대신 인스턴스 던전에서는 귀속 장비, 일반 던전과 필드에서는 거래 가능한 장비를 얻을 수 있게 설정했다. PvP가 가능한 심리스 던전의 경우 다툼이 가능한 시간을 게임 내 ‘밤’으로 한정하고 전체의 20% 비중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출시 이후 약 1달하고 보름 정도 지나 공개될 ‘공성전’의 세부 콘텐츠인 ‘세금 수송’도 일반 이용자가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신경 썼다.

이문섭 디렉터는 “이용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할 수 있고 없고를 최대한 지양했고 던전도 자리가 없어서 못 하는 상황이 없도록 했다”라며 “보스 공략도 ‘나는 PvP를 안 하니 안 한다’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TL’ 개발진은 오는 12월 7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PC 버전 제공에 우선 집중하고 글로벌 서비스에 맞춰 콘솔 버전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마존게임즈와 진행한 해외 테스트의 경우 PC 이용자 외에 플레이스테이션 및 엑스박스 이용자도 초청해 진행했다. 실제 ‘TL’은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서구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아트 스타일, 몰입도를 높인 세계관과 이야기, 특정 문화적 취향에 국한되지 않는 콘텐츠 구성과 시스템 등 전반적으로 글로벌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기도 했다.

안 PD는 “‘TL’은 처음부터 글로벌 MMORPG였고 북미 이용자 성향도 많이 분석해 한국 게임과 다를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부족한 점을 돌아봤고 새로운 무기보다는 우리 게임이 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지를 점검해 그 부분을 반영하려고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MMORPG를 하길 원했고 어떤 사람들이 즐겨도 받아들일 수 있게 고민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며 “게임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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