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반도체용 SiC 웨이퍼 개발한 ‘쎄닉’
쎄닉은 우수한 소재 기술로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기업이다. 전기 에너지의 변환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의 핵심소재인 SiC 웨이퍼(실리콘카바이드 기판)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대학생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 기업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구갑렬 대표의 20년 외길 연구가 비로소 환하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전력반도체용 SiC 기판 소재 국산화
SiC 웨이퍼는 전력반도체용으로 주로 쓰인다. 전력반도체는 전기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직류·교류변환, 전압, 주파수 변화 등 제어처리를 하는 칩으로 가전·전기차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작동 여부와 성능을 결정짓는다. 그러므로 기업들이 좋은 전력반도체를 만들려면 SiC 웨이퍼와 같은 핵심 소재가 있어야 한다.
SiC 기반 반도체는 작동 온도 상한이 500~600℃에 달하고 열전도율이 높아 전열 면적이 적어도 냉각이 용이하다. 이에 따라 인버터 소형화가 가능하고 소비전력이 감소된다. 이와 같은 장점으로 SiC 반도체는 태양광,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구갑렬 쎄닉 대표이사는 지난 5월 12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제58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전력반도체용 실리콘카바이드 기판소재 기술 국산화의 선두 주자로 국내 기술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대통령으로부터 친수 받았다. 발명의 날 기념식은 국민들에게 발명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한 발명유공자를 시상해 발명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개최하는 법정 행사다.
산업훈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은탑산업훈장은 5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이어 8월에는 ‘전력반도체용 150㎜ SiC 웨이퍼’로 2023년 제31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IR52 장영실상은 조선 세종 때의 과학자인 장영실의 이름을 따서 제정한 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신문사가 공동주관해 1991년부터 매주 우수한 신기술 상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국내 최고의 산업기술상이다.
이번에 수상 영광을 안겨준 전력반도체용 150㎜ SiC 웨이퍼는 100% 쎄닉의 독자적인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국산화 성공이 국내 전력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기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성공 뒤에는 구갑렬 대표 집념의 20년 ‘외길’ 연구
구 대표는 SiC 기판소재가 주목받지 못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동의대학교 연구원으로 2인치 SiC 기판소재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사과정 벤처창업(크리스밴드, 2004년)을 통해 국내 SiC 기판소재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다.
2010년 SKC(주)에 합류해 4인치 SiC 기판소재 기술개발을 완성한 데 이어 쎄닉 대표이사로 이동해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이 결과 해외 선두 기업들과 동등 수준 품질의 전력반도체용 150mm SiC 기판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사실 전력반도체용 SiC 기판은 전기차,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지만 이를 생산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 쎄닉은 글로벌적으로 SiC 분야가 성장하는 상황을 바라보며 지식재산권(IP) 확보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처럼 지식재산을 활용한 경영을 기업현장에 적용해 우수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은 구 대표는 11월 1일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제15회 중소기업 우수 IP 경영인대회’에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 쎄닉이 보유한 SiC 관련 IP는 2021년 8월 SKC에서 이관 받은 144건을 포함해 현재 239건에 달한다. 향후 8인치(200㎜) SiC 웨이퍼, 150㎜ 고주파통신소자용 SiC 웨이퍼 등 IP도 추가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기술개발과 IP는 기업경영에 있어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SiC 웨이퍼 소재 기술 국산화를 통해 국내 전력반도체 공급망 내재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많은 특허기술을 보유한 구 대표가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기술은 무엇일까. 첫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듯, 그에게도 제일 애착이 가는 것은 처음 개발한 실리콘카바이드(SiC) 단결정 잉곳 성장기술이다.
구 대표는 해당 기술의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 발명인 코드 부여 신청, 출원서, 발명 명세서 등의 모든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변리사 사무소의 도움 없이 직접 작성하고 제출했다고 한다. 특히, 특허의 핵심이 되는 청구항을 직접 작성했던 일은 지금까지 작성했던 여느 서류들보다 가장 뿌듯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구 대표는 “반도체 연구는 처음부터 전략적이어야 하며 좋은 연구만큼 좋은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업체들이 반도체 기술을 구현하려 하지만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기술 유출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특허 등록을 하지만 막상 타 업체가 침해했을 때 이를 증명하거나 기술을 보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구 대표는 ‘좋은’ 특허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특허는 침해 사실 입증이 용이하며 선행 문헌에 의해 무효가 되지 않는 권리 안정성이 높은 특허입니다.” 구 대표는 좋은 연구를 하고도 좋은 특허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므로 연구 못지않게 좋은 특허를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
쎄닉은 올해 특허청으로부터 국제 지재권 분쟁대응전략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또 충남지식재산센터로부터 IP 기반 해외진출지원(글로벌 IP스타) 사업 수행업체로도 선정, 이로써 해외 특허 권리화(출원 및 등록) 지원과 해외에서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허 분쟁 리스크를 미리 분석해 선제적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향후 해외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쎄닉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SiC 웨이퍼 양산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 6월 나이스디앤비에서 진행하는 모의기술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구 대표는 “앞으로도 SiC 소재 기술을 더 고도화해 전력반도체용 소재뿐 아니라 고주파통신반도체용 소재로 응용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개발된 전력반도체용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200mm SiC 기판, 고주파통신반도체용 150mm SiC 기판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쎄닉은 나아가 미래 양자 컴퓨팅소자의 핵심 소재로 응용 개발하는 등 소재 공급 기반을 탄탄히 다져 부품, 장비 산업이 활성화 되도록 선순환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한편 쎄닉은 2024년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강국을 이끌어갈 강한 전력반도체 소재 기업인 쎄닉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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