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 위기 딛고 ‘대한민국 부자 1번지’, 경남 의령군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2023. 11. 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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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의령군수.[사진제공=의령군]
2023년 9월 현재, 인구가 2만5620명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도시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란 말이 있듯이 지금까지 지자체로서의 존재감은 ‘무플’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제는 신문에서도 인터넷 뉴스에서도 군민을 위한 좋은 정책, 사업 성과, 미담 기사 등이 ‘특집’으로 무수히 다뤄지고 있다. 한 예로 리치리치 페스티벌은 지난해 10만명과 올해 17만명의 방문객이 이를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민국의 재계 거두인 삼성 이병철 회장의 생가를 찾아오고 있다. 힘을 모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성공 DNA’가 흐르고 있는 이곳 대한민국 부자 1번지 바로 의령군이다.

◇인구 소멸 위기 대응, 천억 이상 공모 예산 확보

의령군은 이미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두 가지를 꺼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전국 최초로 인구 소멸 위기 전담 조직인 ‘소멸위기 대응추진단’을 설치했고, 전국 최초로 지방소멸 대응 조례안을 만들었다. 이렇게 ‘전국 최초’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령군은 지방소멸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라는 고삐를 죄기 위한 ‘전략적 환경’ 조성에 목표를 두고 정책을 하나씩 가다듬고 있다.

의령군은 모든 정책의 결론을 ‘인구 증가’로 귀결시킬 만큼 인구 늘리기에 모든 부서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령판 새마을 운동인 ‘의령 살리기 운동’을 펼쳐 전 군민이 인구 증가에 절박한 심정으로 나선 결과 2022년 의령군 합계 출산율이 1.02명으로 경남에서 가장 높았다.

의령군은 ‘경남의 중심’이란 장점을 활용해 인구정책을 새롭게 쓰는 ‘전화위복’에 나서고 있다. 어디서든 오기 쉬운 ‘가까운’ 의령으로 홍보하고, 특정한 세대와 계층을 향한 정밀화된 정책을 내놓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살기 좋은 의령’의 가치를 젊은 청년들이 화답하는 모양새라 더욱더 고무적이다. 현재 의령은 청년들이 ‘일하러 오고, 살러 오고’ 있다. 지난해 의령군으로 전입한 청년 귀농·귀촌 가구는 377가구로 전년 대비 140세대가 증가했다. 반값 임대주택 수리비 지원, 소상공인 창업 지원사업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색 있는 청년 패키지 사업은 청년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또 행안부에서 공모한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에 잇달아 선정되면서 청년들이 맘껏 교류하고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소통 거점 공간도 곧 선을 보인다.

특히 의령군은 지난해 1000억원의 공모 사업비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와 별도로 2024년 농촌협약 공모에도 최종 선정돼 의령군 농촌개발 분야 공모사업 선정 금액 중 역대 최대 사업비 348억원을 따왔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공모사업에 ‘맞춤형’ 대응 전략으로 의령군의 ‘성공 신화’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또한 지역소멸 위기 해법의 열쇠로 의령군 최대 도심지 의령읍과 동부권 중심지 부림면에 각각 특화된 의령 경제 살리기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진천∼합천 간 고속도로’가 의령읍을 거쳐 고성까지 연장되도록 국가도로망 수정계획에 나서는 한편 부림면의 국도 20호선 4차로 확장공사를 조기 추진해 장기적인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더 살기 좋은 의령’을 만들어달라는 2만5000군민에 대한 오태완 군정(郡政)의 화답이기도 하다.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 17만 관광객 몰려와

의령의 초입인 정암 다리를 지나다 보면 남강에 반쯤 잠겨있는 바위가 보인다. 물이 적을 때는 바위 아랫부분까지 드러난다. 가마솥을 닮은 바위다. “다리가 세 개인 솥처럼 보인다”고 해서 솥바위(鼎巖)라고 불린다.

이 솥바위를 둘러싼 유명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약 200년 전 한 도인이 배를 타고 남강을 건너다 솥바위를 보고 “바위 아래 3개의 발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20리(8㎞) 이내에 큰 부자 3명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신비롭게도 전설은 현실이 되었다. 20세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거목(巨木) 3명이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났다. 솥바위를 중심으로 8km 내인 의령에선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이, 진주에선 LG그룹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회장이, 함안에선 효성그룹 창업주인 만우 조홍제 회장이 태어났다. 놀랍게도 전설에서 전해오는 것처럼 실제로 솥바위의 세 다리가 가리키는 방향에 각각 호암, 연암, 만우의 생가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관광자원을 지니고 있는 의령은 의령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자 관광을 만들어 냈다. 의령에서 2022년에 먼저 내놓은 사업이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이다. 일명 ‘의령 부자축제’다. 국내에 유일하게 부자를 테마로 한 이색축제다.

아닌 게 아니라 의령에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여러 재계 리더들이 탄생했다. 1조 7,000억원의 장학재단을 설립한 삼영화학그룹 창업주 관정 이종환 회장의 고향이 의령군 용덕면이다. 이 회장은 아시아 최대 기부왕으로 손꼽힌다. 또한 글로벌 홈 헬스케어 기업으로 유명한 세라젬 창업주 이환성 회장은 의령군 궁류면, 세계 수소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범한그룹 창업주 정영식 회장은 부림면 출신이다.

부자 기운과 정신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처음 개최한 축제에 의령 인구의 약 4배에 달하는 10만명이 다녀갔다. 올해 10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2회 축제도 재물 부자가 되는 것을 넘어서 행복하고, 건강하고, 사랑이 넘치는 ‘진짜 부자’의 의미를 전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성황을 이뤘다. 이제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은 가을 축제로 주목받고 있다. 축제가 성공하면서 지역경제도 덩달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의령군은 솥바위와 호암 생가를 뱃길로 연결하는 ‘의령 남강 뱃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의령 남강 뱃길 사업’이 완성되면 의령의 관문에 있는 솥바위와 정곡면 호암 생가를 배를 타고 남강을 따라가며 구경할 수 있다. 이 구간은 약 8.5㎞의 길이로 배를 타고 둘러보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어 관광코스로 적당하다. 또한 의령군은 임진왜란 당시의 정암진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문화 유적지인 의령 관문 일대의 단절된 성벽도 좌우 대칭으로 길게 이어 의령 입구에서부터 의령의 역사적 위용을 뽐낼 계획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지난해 크게 인기를 얻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진양철 회장(이성민 분)의 모티브가 호암으로 알려지면서 호암 생가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호암 이병철대로와 삼성 이건희대로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하는 등 이병철 회장과 삼성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고 구현하는 의미있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의령군은 정부가 최근 세계인이 찾는 한국 관광콘텐츠 확충 사업의 중심에 서기 위해 총력을 펼쳐나가고 있다.

◇민선 8기 2년 차 오태완 호(號) 순항 중

‘변화의 시작, 더 살기 좋은 의령’을 기치로 내건 민선 8기가 이제 2년 차 중반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오태완 군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오태완 호(號)는 의령군에 ‘확실한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각오로 노력한 결과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군민공약평가단은 민선 8기 1년 공약 이행 실적을 평가한 결과 54개 공약 가운데 47개가 우수, 7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군민공약평가단은 궁류사건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 파크골프장 조성, 의병박물관 제2전시관 건립, 농촌협약 공모사업 선정, 의령시장 주차 공간 확충 등의 공약 등 추진 확정·완료된 공약 대부분이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도비 예산 확보를 가져온 것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다만 군민공약평가단은 국립국어사전박물관 유치, 남강변 힐링 전원타운 조성 등의 몇 가지 공약은 추진 속도가 다소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군은 공약 진행의 문제점과 함께 현실적인 대책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공약별로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지난 9월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개원으로 전례없이 하루 최대 1000명 이상, 연평균 40만명의 도내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 관광객 등이 의령을 방문하게 됨에 따라 의령군민들은 설레고 있다.

의령이 고향인 오태완 군수는 “의령은 누구라도 부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의 땅, 기회의 땅”이라면서 “우리나라 대표 ‘부자 관광 성지’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미래 세계인들이 부의 기운을 받기 위해 의령행 열차에 탑승할 것입니다. 부자 기운이 넘치는 고장답게 지역민이 부자가 되는 가능성 또한 무한대로 열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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