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웨이커, CES 혁신상 신청서 쓰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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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쯤 웨이커는 런웨이조차도 끝난 최악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웨이커의 창업가가 이달 연락이 왔습니다. 런웨이도 끝나, 바닥이었던 스타트업이 딱 일년 반이 지나, 이번엔 ‘CES 혁신상’을 받는다는 겁니다. 문을 닫을 위기였던 스타트업이 1년반 만에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금융 데이터 스타트업인 웨이커의 황규종 창업가는 2021년 12월에 ‘현재 돈으로 런웨이는 3개월’이라고 봤고, 직원들에게 얘기했고 상당수를 떠나보냈습니다. 실제로 2022년 여름에는 런웨이가 끝났고, 상당한 빚도 지고 있었습니다. 버텼고, 기적처럼 작년말 투자 유치했습니다.
다시 시작한 웨이커는 올해 10월 영국의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와 데이터 서비스 실증 계약을 맺었습니다. 정확히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의 계열사인 세계 2위 증시 데이터 유통기업인 레피니티브와 양해각서를 맺은 겁니다. 웨이커가 생성한 데이터가 씨티, HSBC, 노무라 등 레피니티브의 거래사로 공급되는 겁니다.
웨이커는 한국은 물론이고 해외 증권거래소나 증권사에 데이터 제공 영역을 늘리면서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황 창업가는 “손익분기점도 곧 맞출 수 있을 겁니다”라고 합니다. 통상 쫌아는기자는 ‘연간?’ ‘월간?’과 같이 되묻는데, 그에게는 그냥 “축하한다”는 한마디만 했습니다. 바닥을 경험한 황 대표는 축하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 레터는 ‘CES 혁신상’은 어떻게 받는가 입니다. ‘노하우’가 있겠지 했던 주제인데, 잘못 짚었습니다. 황 대표는 “9월 5일 CES측에 4가지 항목을 제출하고 아키텍쳐를 보냈는데 10월말에 심사 결과 혁신상이라고 연락왔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내용을 썼냐는 질문에는 “항목마다 200단어밖에 입력못하는데요?”라고 반문합니다. CES 혁신상 받는법이란 주제는 틀렸나 봅니다. CES 심사위원들은 최고의 전문가들일테고, 옷깃만 스쳐도 진짜를 골라낼 신기(神氣)를 갖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읽어주십시오. 아니, 쫌아는기자는 이해못했지만, 행간에서 ‘노하우’를 찾아갈 수있을지도요.
◇증시의 내부자 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보낸다
-금융 데이터 기업이라는데, 웨이커란 기업은 뭘로 돈을 버나요?
”웨이커는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증시 비정형 데이터를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어, 고객사 환경에 맞춰서 공급하는 걸로 돈을 벌고 있고요.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기술과 관련해선 작년에 대형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이 출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잖아요. 이런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턴 (금융 분야의)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큰 기회가 올 겁니다.”
-웨이커에 돈 주는 고객사는 어떤 곳인가요?
”죄송합니다. 그게 공개가 안됩니다. 웨이커는 고객사의 원칙에 따릅니다. 런던거래소그룹은 그쪽이 공개를 허락한 경우입니다. 예컨대 다음주에 해외 큰 곳과 계약을 맺는데, 공개될지 여부는 저도 지금 모릅니다. 금융 비즈니스의 특성이라고 봐 주십시오. 어느 증권사가 누구에게서 얼마에 데이터를 받느냐는 대부분의 경우 대외비이기 때문입니다. 참, 한국거래소와는 계약 중입니다. 그러니까 한국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입니다. "
“올해 매출은 국내의 증권사, 운용사, 데이터 기업, 그리고 코스콤 등에 데이터를 제공하는데서 나옵니다. 내년부터는 런던거래소그룹 쪽에서 사전 세일즈에 들어간 곳에서도 매출이 나올 것 같습니다. 홍콩이랑 중국, 대만, 일본 이런 곳들입니다. 다음에는 EMEA(유럽, 중동•아프리카)나 아메리카도 바라봅니다. 웨이커의 코어는 역시 R&D이고, 프로덕트와 데이터에 집중하는 겁니다.”
-런던증권거래소 계열사인 레피니티브와 협업이 중요한건, 딱 봐도 보이네요.
“금융 데이터 세계 2위인 레피니티브는 1위인 블룸버그랑 다르게 개방형 생태계예요. 블룸버그가 애플 같은 데이터를 지향한다면 레피니티브 사업부는 구글 같다고 할까요. 웨이커는 그런 레피니티브와 협업하고, 레피니티브의 데이터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합니다.”
-구체적으로 웨이커가 어떤 금융 데이터를 만드는지, 예를 들어줘요.
”일반인들이 보기엔 ‘이게 왜 돈이 돼지?’하는 데이터겠지만… 증권사에는 내부자 거래, 전문 투자자 거래 데이터 있잖아요. 그게 비정형 상태로 공시 안에 있었는데, 이걸 굉장히 정확하고 안정적이고 빠르게 제공할 때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애플 주식을 5000만 원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고객이 있을 때, 그 고객에게 ‘방금 애플의 CEO가 엄청난 액수의 주식을 매각했다’는 정보를 푸시로 준다면요? 어차피 내부자와 개인 투자자간에는 정보 비대칭과 지식 비대칭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웨이커가 데이터를 장기 시계열로 계속 추적해보니, 이렇게 ‘내부자가 매도 또는 매수했을때, 전문 투자자가 그렇게 했을때’, 이후에 실제 주가 방향도 비슷합니다. 유의미한 정보라는겁니다.”
-기업의 내부자가 거래한 공시를 실시간으로 일반인이 알 수 있게 콘텐츠로 보내준다?
”그런 정보는 증권사에게 개인 투자자들의 리텐션을 높이고, 거래 대금을 높이니 이익입니다. 하지만 그것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데이터인 거죠. 사실 이런 비정형 데이터의 종류가 엄청 많고, 웨이커도 계속 늘리고 있어요.”
“예컨대 상장 폐지를 하거나, 액면 분할하거나, 기업 분할을 하거나 이런 종류도 데이터 상품입니다. 액면 분할 이러면 명확한 데이터 같죠? 실제론 그게 쉽지 않아요. 증권사는 블룸버그와 같은 데이터 기업에서 이런 정보를 꽤 많은 돈을 주고 구매합니다. 왜냐면 해당 기업이 액면 분할하거나 상장 폐지하면 증권사는 개인 고객에게 현금 배당, 주식 배당이든 뭐든 대응을 해줘야하거든요. 요즘 증권사는 해외 기업의 거래도 취급하니까.”
“이 데이터가 100% 완벽하지 않고 가끔 틀려요. 이건 틀리면 큰일 나는거거든요. 그래서 블룸버그의 데이터만 구매하면 안되고, 다른 2곳의 데이터도 구매해서 서로 비교합니다. 3곳이 모두 같으면 100%라고 보는거죠. 근데 기업 분할, 이러는데 3곳이 다 달라요. 그러면 증권사는 직접 해당 기업의 공시를 일일이 찾아서 확인합니다. 이렇게 고생해도, 아주 가끔 증권사에서 공시된 기업 분할을 잘 못 알고선,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증권사 근무할 때 그런 일이 있었고 엄청 욕을 먹은 경험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꽤 발생합니다.”
-비정형 금융 데이터의 페인포인트를 푸는게 웨이커다?
“비정형 데이터들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답답했지만 대안이 없었어요. 이런 데이터들은 비정형성 때문에 실시간 유통이 잘 안 돼요. 하루에 한번씩 이런 비정형 데이터를 빌딩하는데, 그렇게 작업하는겁니다. 웨이커는 내년부터 이 부분을 주력 상품으로 키울 겁니다. 사실 런던거래소그룹이 웨이커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웨이커의 데이터를 가져다가, 정확도를 높이자는 겁니다. 여전히 정확도는 금융 데이터 1위인 블룸버그가 더 높거든요.”
쫌아는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레터 [스타트업]은 주 3회 발행하는 유료레터입니다.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 입니다. 전문의 절반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나머지 절반에 나온 부제와 질문입니다. 어떤 분이 ‘절반이나 공유하는데 누가 돈을 내고 보냐’고 걱정하십니다. 본래 쫌아는기자들의 시작은 ‘스타트업을 응원하는 기자들이 네이버나 구글에선 못보는 찐 스토리를 전달하는 뉴스레터’입니다. 그래서 상당부분을 무료 구독자께도 공유합니다. 다른 분들께도 널리 전파해주세요. 감사합니다.
◇CES 혁신상 신청서류...Engineering, Design, Innovation, Human Security for All.
-웨이커는 증시 애널리스트나 개인 투자자가 고객인건가, 데이터를 소비하는?
-CES 혁신상 받은건, 이런 비정형 데이터 처리에 관한 건가요?
-CES가 알아서 주는게 아니라, 혁신상을 신청하면 심사하는 구조죠?
-물론 영어로 쓰겠죠? 신청서에는 뭘 쓰나요?
-잠깐만, 매출·영업이익과 같은 실적이나, 향후 실적 전망 같은 숫자는 제출 안해요?
-중요한건 이노베이션 항목일 듯 한데, 뭐라고 썼나요?
-어떤 기업과 거래한다는 내용을 쓰는 란은 없나요?
-의외로 제출한 게 별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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