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엔 밥값·수당 차별한 은행들…12곳, 62건 법 위반 적발

고용부, 은행·증권·보험사 14곳 기획감독 결과 발표
이정식 장관 "공정한 대우 원칙 예시 담은 가이드라인 마련"

고용노동부가 2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상 '비정규직 차별 기획감독 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 보험회사 등 전체 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감독에서 12개 사업장이 모두 62건의 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기관별로 은행이 5곳·41건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증권사가 5곳·13건, 보험사 2곳·8건 순이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금융기관에서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차별 문제에 대해 기획감독을 벌인 결과 수당이나 식대를 지급하지 않는 등 다수 사업장에서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가 2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상 '비정규직 차별 기획감독 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 보험회사 등 전체 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감독에서 12개 사업장이 모두 62건의 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기관별로 은행이 5곳·41건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증권사가 5곳·13건, 보험사 2곳·8건 순이었다.

주요 위반 내용을 보면 '불합리한 차별'이 만연한 사업장이 7개소로, 이들 사업장에서는 단시간 근로자 등에 대한 중식·교통보조비 및 상여금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을 뒀다.

실례로 A 은행은 보증서 관리, 압류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통상근로자(1일 8시간 근로)에게는 월 20만원의 중식비와 월 10만원의 교통보조비를 지급하면서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단시간 근로자(1일 7.5시간 근로)에게는 해당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B 은행의 경우 회사에서 직접 고용한 운전직 근로자에게는 통상임금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운전직 파견근로자에게는 정액 40만원의 특별상여금만을 지급했다.

고용부는 적발된 이들 사업장에 1215명에게 지급하지 않은 돈 21억6000만원을 주라고 시정지시 했다.

근로자에게 연차미사용수당·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금품을 미지급한 4개소도 적발했다.

C은행은 퇴직근로자 103명에게 연차휴가미사용 총 4412만원을, 재직근로자 96명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총6845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D증권에서도 근로자 72명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총 1억9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이들 사업장에 미지급수당 4억원(533명)을 지급하라고 시정지시 했다.

'모성보호 위반' 사업장은 7곳이다. 금융업계의 경우 여성근로자 비율이 높은 특성상 모성보호에 대한 섬세한 노무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여전히 임신근로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 배우자 출산휴가 과소 부여 등 위반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는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해소를 위한 금융업 간담회'를 열고,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개선 계획 및 근로조건 보호 조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정식 고용 장관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불합리한 요소들이 없는지 꼼꼼히 검토해 일터의 법치 확립과 공정한 일터 조성에 금융기관이 앞장 서 달라"며 "정부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근로감독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한 대웅에 대한 원칙과 구체적 예시를 담은 가이드라인도 최초로 마련해 사업장에서 사전에 차별 여부를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과 행정지도 등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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