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광주 브로커 사건', 검찰도 제 살 도려낼까? [친절한 대기자]

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2023. 11. 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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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광주 브로커 사건'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감 등 전현직 경찰간부 10~20명 거론
전직 경찰청장이 구속되고 전현직 경찰 대거 연루됐던 이른바 '함바비리'와 닮은 꼴
검찰수사는 성씨의 사건무마와 승진인사 로비에 맞춰질 듯
검찰내부에 대해서도 얼마나 엄정하게 수사하느냐가 관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친절한 대기자.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이 굉장히 크고 무겁고 그런 데 비해서 언론에서 많이 다뤄지지가 않아서 그나저나 궁금했던 사건인데요. 어떤 거죠?

◆ 권영철> '광주 경찰 브로커 사건' 이렇게 주로 불립니다.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정감이면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이거든요. 치안감, 전직 치안감 등 경찰 고위 간부 서너 명과 총경, 경정 등 전현직 경찰 간부 10여 명 이상이 많게는 20명도 넘는다는 얘기도 있고 검찰 수사망에 올랐다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또 검찰 수사관과 변호사인 전직 경무관이 구속이 됐고요. 자치단체장들도 연루됐을 것이라는 그런 얘기가 들리고 있는 복잡한 사건입니다.

◇ 김현정> 경찰 고위직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세상에 더 크게 알려진 사건인데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고 그리고 주변에 지금 10명에서 20명가량이 조사받고 있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바로 이런 건데요. 광주 경찰 브로커 사건 어떤 사건입니까?

'사건 브로커' 사건 지자체 연루의혹 제기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0일 광주지검 앞에서 함평군수 파면 투쟁본부 측이 '사건 브로커' 사건과 지자체 연루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3.11.20 pch80@yna.co.kr (끝) 연합뉴스


◆ 권영철>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두 사람을 일단 먼저 알아야 됩니다. 한 명은 가상화폐 투자 사기범, 코인 사기범이라 그러죠. 40대 중반의 탁 씨. 그리고 탁 씨의 사건을 해결해 주는 대가로 18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이 된 사건 브로커 성 씨. 60대 초반입니다.

◇ 김현정> 사건 브로커 성 씨와 코인 투자범 탁 씨.

◆ 권영철> 탁 씨는 성 씨를 삼촌 또는 어르신으로 부르면서 아주 각별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탁 씨는 6건의 전과가 있는데 대부분 20대 중반부터 시작이 됩니다. 20년 이상 된 거죠. 2004년부터 사기 전과가 시작이 됐고, 여섯 번째는 강도 상해와 사기 전과가 겹치면서 4년여 수감된 전력이 있습니다. 여섯 번째 구속 돼 있을 때 교도소에서 주가 조작범으로부터 한 2년간 배웠다고 합니다.

◇ 김현정> 주가 조작을요?

◆ 권영철> 코인 사기 등등을 배우는데.

◇ 김현정> 금융사기를.

◆ 권영철> 2019년 출소한 뒤로 주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일으키기 시작을 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인사건만 한 4건. (탁씨는 2019년 10월~2020년 1월 서울과 광주에서 아모코인으로, 2020년 6월~2021년 5월 대전에서 FTB코인으로, 2021년 7월~2022년 12월 광주에서 아티코인으로 잇따라 사기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코인사기만.

◆ 권영철> 탁 씨는 지난달 10일에 구속이 됐는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5번이나 반려된 뒤에 6번 시도 만에 구속이 된 거고요. 피해 금액은 지금 구속된 혐의는 28억 정도로 나오는데 피해자들은 400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 다른 사건의 피해까지 더하면 얼마로 불어날지 아직은 확정적이지 않습니다.

◇ 김현정> 코인 사기범 탁 씨에 대한 설명이었고 그럼 사건 브로커 성 씨는 어떤 인물인가요?

◆ 권영철> 성 씨는 광주 전남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하는데요. 한 20년 이상 됐다고 합니다. 유원지나 관광지 등의 보행로에 설치하는 목재 데크 사업 하는 걸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회장님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기업체 회장이 아니라 경찰대 출신 간부들이 주된 멤버인 골프 모임 '성경회'의 회장이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경찰대 출신 간부들이 멤버인 골프 모임 회장.

◆ 권영철> 그래서 성 씨와 연루된 의혹을 받는 고위 경찰 간부들이 주로 경찰대 출신인 것과 연관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

◇ 김현정> 성 씨 자체가 경찰 출신은 아니고요. (그건 아닌데.) 알겠습니다.

◆ 권영철> 성 씨의 역할은 주로 사건을 무마해주고 돈을 받거나 인사 청탁을 하고 돈을 받는 걸로 보이는데, 성 씨에게서 경찰관들의 명함 한 180여 개가 나왔다고 할 정도니까 경찰 인맥이 두텁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탁 씨와 성 씨는 오래된 사이입니까?

◆ 권영철> 그렇진 않습니다. 탁 씨의 말은 2020년 9월에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한 3년 정도 된 사이인데요. 탁 씨가 교도소에서 출소한 게 2019년 6월쯤인데 그러니까 한 1년쯤 지나서 만나게 된 거죠. 코인 사기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체포영장이 발부가 됐거든요. 그런데 본인이 전과가 많고 체포영장이 나왔으니까 경찰에 잡히면 구속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또 다른 사건 브로커 전 씨를 만났는데 이 전 씨가 자신의 능력으로는 해결이 안 되니까 성 씨를 소개했다.

◇ 김현정> 소개해 줘서 거물급 브로커 소개해 준 사람이 성 씨였던 거군요.

◆ 권영철> 전 씨가 소개한 게 성씨였던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성 씨를 소개한 거죠.

◆ 권영철> 그래서 성 씨가 처음 이 사건, 이 사건 그러니까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건을 해결해 줬다고 합니다. 구속이 되지 낳고 나왔죠, 그러면서 탁 씨가 성 씨에 대해서 전적으로 믿게 되는 거죠.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경찰 승진인사 (무안=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인사계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이 경찰 승진인사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사건 브로커'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경찰 승진인사 등을 청탁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전남경찰청 인사 담당 부서와 특정 시기에 승진한 경찰관 일부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2023.11.23 hs@yna.co.kr (끝) 연합뉴스


◇ 김현정> 이 사람 능력이 있구나. 이렇게 이 사건이 드러난 거는 그러면 세상에 드러난 건 탁 씨하고 성 씨 관계가 틀어졌기 때문인 건가요?

◆ 권영철> 그렇죠. 처음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아주 돈독했다고 합니다.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탁 씨는 사건이 무마되기를 바랐는데 성 씨는 수사 편의나 수사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 탁 씨를 잘 아는 법조계 지인의 말 한번 들어보시죠.

★ 탁 씨> 성**씨입니다. 8월 4일인가 구속된, 그러면서 내가 다 해줄게, 실제로 삼촌 이런 식으로 불러요. 다 해줄게 하면서 *한테 받아간 돈이 한 30억 돼요. 차량도 비트코인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그러면서 점점 얘는 얘를 협박하는 거예요. 물론 약점이 있겠죠. 협박을 해서 돈을 더 뜯어내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제보를 한 거예요. 검찰에.

◇ 김현정> 그러니까 아예 무마해 주길 바라는 쪽과 그렇게까지는 못 해주는 쪽이 갈등이 생긴 거군요.

◆ 권영철> 사실 수사 정보나 수사 대응 방식, 수사 심증을 어떻게 갖고 있는 알려주는 거는 사실은 무마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내죠.

◇ 김현정> 탁 씨는 지금 뭐라고 합니까?

◆ 권영철> 탁 씨는 지난달에 구속이 됐으니까 지금은 접촉이 안 되고요. 구속되기 전 경찰에 제보도 하고 검찰에도 제보하고 언론에도 자료를 넘기고 그랬거든요. 탁 씨 역시 돈을 줬으니까 사건이 무마될 걸로 알았는데, 성 씨는 있는 사건을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탁 씨의 말도 한번 들어보시죠.

★ 탁 씨> 다른 제가 운영을 하다가 잘못된 부분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 부분의 일을 봐주겠다고 해놓고 당시 수사과장이 와서 수사 자료를 주는 거죠. 그냥. 말 그대로 무마가 아니라 접수한 증거 자료 있죠. 상대편이 주장을 했는데 담당 수사관은 이렇게 이렇게 심증을 갖고 있고 이렇게 수사를 한다. 그러니 이러, 이렇게 대비를 하라는 거예요. 저한테 수사 자료를 주는 거예요. 그냥.

◇ 김현정> 수사 정보를 경찰관이 직접 줬다는 건가요?

◆ 권영철> 그렇죠.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공무상 비밀 누설했다는 걸 말하는 겁니다. 수사하는 경찰의 간부가 접수한 증거 자료, 고소장이나 고발장 같은 걸 주고 수사관의 심증과 수사할 방향까지 알려준다는 거는 엄청난 범죄입니다.

탁 씨 말로는 검찰과 경찰이 핑퐁식으로 오고 가면서 3년째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사건도 있다고 합니다. 이미 기소돼서 재판받는 사건도 있고요. 탁 씨의 법조계 지인은 "브로커 성 씨는 실제로 광주경찰청이나 광주뿐 아니라 서울강남경찰서, 서울중앙지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등 다 사건 무마는 아니고 편의 제공이나 수사 정보 제공하는 식으로 봐줬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코인 사기 사건이 전국에 걸쳐서 진행됐기 때문에 로비하는 지역도 전국적이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검찰이 어제도 전남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했죠.

◆ 권영철> 어제도 전남경찰청과 진도경찰서, 해남경찰서 등 7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달에는 광주경찰청과 광주 북부경찰서 등을 압수수색을 했고요. 경찰은 전남경찰청의 지난 3년간 승진 등 인사 관련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왜 승진 자료를 본 거죠?

◆ 권영철> 이게 승진, 지난번 전 전남경찰청장이 사망했잖아요. 이게 승진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았었거든요.

◇ 김현정> 그 얘기는 브로커 성 씨가 이 승진에도 개입했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 권영철> 광주 전남지역 경찰에는 승진하려면 성 씨에게 줄을 대야 한다, 이런 말이 파다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브로커 성 씨한테 줄을 대야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니, 경찰 인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길래 아직도 인사 청탁이 오가고 금품이 오가고 이런다는 얘기예요?

◆ 권영철> 경찰 인사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뉘는데요. 총경 이상하고 경정 이하로 나뉘는데 총경 이상은 경찰청장이 추천하고 행안부 장관이 제청하고 총리를 거쳐서 대통령이 임명하고요. 총경 전보는 경찰청장이 하고. 경정 이하는 주로 지방경찰청장이 승진 인사를 담당을 합니다. 그러니까 지방은 주로 하위직들이 많잖아요. 인사청탁이 그렇게 진행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 씨는 지방경찰청장하고 친분을 과시하고 '승진 인사는 성 씨를 통해야 한다'는 말이 나도는 정도니까. 탁 씨의 법조계 지인의 말 다시 한 번 들어보시죠.

★ 탁 씨> 그다음에 경찰 인사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고위 경찰들. 치안감, 치안정감 이런 선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게 전국적인 단위로 그런 걸 로비를 했어요. 항상 골프 치고 술 마시고 용돈 주고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이 OOO. 그다음에 광주경찰청에 OOO, 이런 사람들이 등장해요. 녹취록도 있어요. 수서역 근처에 식당 한정식집에서 OOO 각 만나서 청탁하는 내용의 녹취록도 있어요.

◇ 김현정> 여러분 지금 탁 씨하고 성 씨 관계가 틀어졌기 때문에 지금 탁 씨 쪽에서, 탁 씨 측에서 성 씨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다 해주는 건데 이름 실명까지 나오네요.

◆ 권영철> 이미 사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실명까지 다 아는 정도고요.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감의 이름이 나돌고 있으니까 본인들로서 당사자들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겁니다.

그렇지만 저 탁 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다 믿기는 어렵습니다. 탁 씨가 검찰에 제보를 하면서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거든요. 녹취록에도 청탁하는 내용이라고 했지 어떻게 해결됐다는 내용까지는 아닙니다. 물론 성 씨가 김 모 치안감과 찍은 사진이 나돌고 있고 식사를 같이 하고 골프를 치고 한 것은 사실인 걸로 이렇게 알려지고 있고요. 경찰로서는 그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타격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성 씨가 경찰에서 마당발로 통하고 사건 브로커로, 인사청탁 브로커로 오랫동안 활동했다는 거는 경찰로서는 뼈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검찰로서는 뼈아픈 대목이고 국민들로서는 정말 충격적입니다. 아직도 이런 게 있다고?

◆ 권영철> 사실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과거에 이른바 '함바비리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전직 경찰청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찰 간부들이 대거 연루됐던 사건이고요. 그때 전직 장관, 차관급 인사들도 다수가 있었던 사건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광주경찰청이 이 사기범 탁 씨로부터 브로커 성씨에 관한 제보를 받고도 수사를 안 했었다는 게 사실이에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지난 22일에 광주 CBS 박요진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광주경찰청은 지난 2021년 12월쯤 암호화폐가 연관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사건을 수사 중이었는데 탁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했어요. 그때 탁 씨는 경찰에 가서 사건 브로커 성 씨와 관련된 걸 제보를 합니다. 그리고 당시 광주 경찰청장과 성 씨가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줬다고 합니다. (박요진 보도한 기사 https://www.nocutnews.co.kr/news/6048798)

◇ 김현정> 증거까지.

◆ 권영철> 탁 씨의 말 한번 들어보시죠.

★ 탁 씨> 이렇게 될 바에는 나도 그냥 가만히 안 있겠다. 그래서 처음에 광주경찰청에 이 브로커 사건을 갖고 갔어요. 너희 청장하고 이렇게 연결돼 있으니 수사해 달라. 그런데 당시에 탁 씨, 탁 씨 하면서 막 무시를 하고 브로커한테 정보를 줘가지고 브로커한테 뒤지게 혼났어요. 엄청나게 깨지죠. '그냥 왜 가갔고 이 새끼야, 네가 사람 함부로 말하고 다니냐. 너 그러다가 너 죽어. 털어줄까? 막 이런 식의 녹음 파일이 있어요. 정보를 준 게 광주청 지금 저 수사하고 있는 반부패수사대. 거기 가서 제보를 했었거든요.

◇ 김현정> 경찰은 왜 수사를 안 했다고 해요?

◆ 권영철> 경찰은 탁 씨가 수사팀에 해당 사진을 보여주며 비위와 관련된 제보할 게 있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인데 추가 증거 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아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렇게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직속상관을 수사하기가 쉽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겠죠.

◆ 권영철> 다만 탁 씨가 제보를 한 이후에도 성 씨는 계속 브로커 활동을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 대목도 검찰에서 밝혀져야 할 대목입니다. 제보했다는 정보가 성 씨에게 흘러갔다는 것도 수사할 대목이기도 하고요.

◇ 김현정> 한 가지 더 의문은 경찰에서 이 사기범 탁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이 다섯 차례 반려했다는 거, 이건 또 어떻게 보아야 되나요?

◆ 권영철> 광주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탁 씨 구속영장을 5번 신청했는데 검찰이 모두 반려를 했습니다. 법원까지 가지도 않고 검찰 단계에서 막힌 겁니다.

이 시점에 검찰은 탁 씨를 한 20번 이상 불러서 조사를 했고요. 탁씨와 브로커 성씨의 통화내역 범죄혐의뿐아니라 경찰 승진인사 청탁 등등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걸로 보입니다. 수사방식이 딱 떠오르는 게 대장동 사건인데 정영학 씨 조사와 비슷해 보입니다.

경찰은 6번째 시도만인 지난달 10일에야 탁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16일 탁씨를 검찰에 구속송치했고, 검찰은 지난 1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탁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경찰이 6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한 건 브로커 성씨가 구속된 직후였습니다.

탁씨의 법조계 지인은 "경찰이 구속영장을 친 시점이 공교롭게도 검찰 인사와 맞물리면서 검사장도 바뀌고 부장도 바뀐 시점이었고, 검찰이 그냥 영장 청구를 해버렸다"면서, "탁씨 입장에서는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다. 경찰과 검찰사이에서 조리돌림 당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럼 이건 경찰이 인사 청탁, 수사 청탁, 이거 있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지만 검찰도 다섯 차례나 구속영장 반려한 거는 이건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 권영철> 그런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 검찰에서는 경찰을 대상으로 수사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 고위 간부들이 어디까지 연루됐는지 몇 명이나 수사 대상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검찰쪽에도 이미 수사관 1명을 구속기소했고, 수사관 1명을 입건해서 수사중에 있습니다.

검찰은 "검찰 직원들 중 추가로 수사 선상에 오르거나 입건된 사람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검찰과 경찰이 2019년 10월부터 탁씨 수사에 착수했는데 전과 6범인 탁씨는 이번에 구속됐을 뿐 계속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됐습니다. 탁씨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됐기 때문에 사기 범죄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전과 6범인 탁씨를 초기 수사때 제압했더라면 사기로 인한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탁씨의 법조계 지인은 "(탁씨가) 혹시 모르니까 검찰 건에 대해서는 함구를 했다. 왜냐하면 자기를 보호해 줬거나 어쨌든 방어막이 검찰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죠"라면서, "검찰에 대해서는 안불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탁씨가 이제 구속돼서 재판을 받게 됐으니까 법정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 주목이 됩니다.

◇ 김현정> 참 이번 수사 굉장히 복잡하고 크고 규모가 그런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어디까지 갈 것 같습니까?

◆ 권영철> 일단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검찰이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 서울경찰청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고, 일선 경찰서도 여러곳을 수사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경찰수사에 집중할 걸로 보입니다. 사건무마도 중요하지만 인사청탁의 대가로 금품이 오고간 인사비리에 대한 수사가 속도감 있게 이뤄질 전망입니다.

자치단체에 대한 수사는 탁씨의 진술에 따른 겁니다. 탁씨의 지인은 "성씨가 전남과 광주지역의 기초자치단체에 로비를 해서 관급공사를 수주했는데 안한 자치단체가 없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검찰에서는 전남, 광주지역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성씨가 관여하는 업체랑 계약 내역 일체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를 확대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만 검찰내부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이뤄질지 아직 의문입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이 나오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아직은 뭐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탁씨가 '검찰과 관련된 건 불지 않았다'고 했는데, 없어서 안 분건지? 있는데 보호 받으려고 안 분건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쌍방울 대북송금의혹 사건을 지휘하던 수원지검 이정섭 차장검사의 탄핵에 대해 '나를 탄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이원석 검찰총장이 11일만에 "내 손이 깨끗해야 남의 죄를 단죄할 수 있다"며 입장을 번복한바 있습니다.


◇ 김현정> 이정섭 검사 수사 착수했죠.

이정섭 차장을 지휘라인에서 배제해 대전고검으로 좌천시키고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광주지역 브로커 사건'에서도 검찰이 얼마나 엄정하게 자기 내부 수사를 하느냐에 따라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 갈림길이 될 걸로 보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권영철 대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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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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