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의 건강한 겨울나기… 추운 날씨로 관리 쉽지 않아
혈관 위치 따라 심장·뇌·신장·눈 손상… 동맥경화증도 유발
활동량 줄어 감기 음주 더 조심해야… 독감 예방접종 중요
생활습관 개선이 근본 치료법… 日30분이상 유산소운동 要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건강관리가 중요한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 혈관, 등이 수축하고 경직되기 때문이다. 또 활동량이 줄고 면역력이 약해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이 악화하거나 숨어있던 질병이 발현하기도 한다.
특히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불고 독감이 유행할 때는 고혈압을 오랫동안 앓아 동맥경화증이 발생한 환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실제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 질환 유병률 1위 질환이자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인 심장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기도 하다.
◇뇌혈관질환 절반은 고혈압이 원인… 동맥경화증도 유발
고혈압은 혈관 노화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성인 기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고혈압은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흡연, 과음, 과식, 운동 부족 등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더 일찍, 더 심하게 발생한다. 또 동맥을 천천히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증도 유발한다. 어느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뇌혈관질환, 만성 신부전, 대동맥질환, 안저출혈이 발생하고,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부담을 줘 심부전과 같은 심장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뇌혈관질환의 절반은 고혈압 때문에 발생하고 심장병의 30~35%, 신부전의 10~15%도 고혈압이 원인이다.
전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을 잘 관리하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치매,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 등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 고혈압을 잘 조절하면 심근경색은 15~20%, 심부전은 5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각별한 주의 필요… 감기, 음주도 조심
겨울철에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률 역시 증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기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혈압을 올리는 나쁜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전두수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가급적 금주를 해야 한다”며 “음주하던 사람이 금주를 하면 수축기 혈압은 3~4㎜Hg, 이완기 혈압은 2㎜Hg 정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심혈관질환 발생은 6%, 뇌졸중 발생은 15% 각각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하루 두세 잔 이상을 습관적으로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부정맥 등을 부추긴다”고 경고했다.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으로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는 감기로도 혈관에 혈전 발생 위험이 증가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맥경화증 지병이 있는 노인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다. 따라서 외출 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폐렴 및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올바른 생활습관 개선이 근본 치료법
고혈압은 보통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통,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고혈압 자체 증상보다는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방치 시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혈압 측정이다. 정기적으로 병원 내원 또는 자가로 본인의 혈압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고 운동, 자세, 식사, 온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올바른 측정을 위해 최소 30분 전에는 흡연, 커피, 식사, 운동을 금하고 3분 이상 안정을 취한 상태로 의자에 바르게 앉아 팔을 책상 위에 놓고 심장 높이에서 측정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아침 식전과 취침 전에 각각 2분 간격으로 2번 측정하고, 한 번 측정하기 시작하면 7일 연속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측정방법이 상황에 따른 혈압 변화를 최소로 할 수 있다.
전두수 교수는 “금연, 금주, 체중조절, 식사요법,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 등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은 고혈압의 근본 치료법이다. 고혈압 경계 전후에 있는 경우에는 올바른 생활습관 병행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며 “혈압을 높일 수 있는 흡연과 음주는 삼가고, 국물 음식을 피하고 여러 반찬을 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좋다. 조깅,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하는 것도 혈압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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